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一 89

상당 — 본분사로 사람을 제접하라

上堂 趙州和尚道

이 편의 풀이 1
① 조주의 ‘본분사로 사람을 제접하라’는 말을 들어, 도리어 자신은 거친 죽밥뿐이라 겸사하며 지음(知心)의 드묾을 탄한다.
89.1
한문上堂,云:趙州和尚道:夫為宗師,須是以本分事接人。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조주 화상이 말했다. ‘무릇 종사(宗師)가 되려면, 반드시 본분사(本分事)로 사람을 맞아야 한다.’
法華可謂浪得其名。何故?有禪客到此,不免且與他打葛藤,又只是麤粥淡飯而已,並無一點是本分事。他時後日見閻老子,作麼生分雪得去?
법화는 헛되이 이름을 얻었다 할 만하다. 어째서인가? 선객이 여기 오면, 어쩔 수 없이 그와 말의 덩굴이나 얽는다. 또 거친 죽과 싱거운 밥뿐이고, 본분사라 할 것은 조금도 없다. 뒷날 염라대왕을 만나면, 무슨 말로 해명하겠는가?
今日眾中具大慈悲者,可能為法華分雪得?有麼?有麼?良久,云:相識滿天下,知心能幾人?
오늘 대중 가운데 큰 자비를 갖춘 이가 있어, 법화를 위해 해명해 줄 수 있겠는가? 있는가? 있는가?” 한참 있다가 말했다. “얼굴 아는 이는 천하에 가득한데, 마음 아는 이는 몇이나 되는가(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조주 스님은 ‘무릇 선의 스승이 되려면 반드시 본분사로 사람을 맞이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나 법화는 이름만 헛되이 얻었다 하겠다. 왜 그런가? 선객이 찾아오면 어쩔 수 없이 그와 얽힌 말이나 주고받고, 내놓는 것도 거친 죽과 싱거운 밥뿐이니, 본분사라 할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훗날 염라대왕을 만나면 무슨 말로 해명하겠는가? 오늘 대중 가운데 큰 자비를 갖춘 사람이 있다면 나 법화를 위해 해명해 줄 수 있겠는가? 있는가? 있는가?” 한참 말없이 있다가 말했다. “얼굴 아는 이는 천하에 가득한데, 마음 알아주는 이는 몇이나 되는가.”

광록 卷一 차례 (121편)

이 편의 낱말 3
  1. 趙州從諗 조주종심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남전(南泉)의 법을 이었다. 조주 땅 관음원(觀音院)에 오래 머물러 '조주'라 불렸고, 120세를 살았다고 전한다. 쉬운 말로 사람을 일깨웠으니,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 같은 문답이 널리 알려졌다.

  2. 本分事 본분사

    사람마다 본래 갖추고 있어 마땅히 밝혀야 할 근본의 일, 곧 제 본래 모습을 깨닫는 일이다. 또 스승이 방편을 빌리지 않고 바로 그 근본으로 학인을 이끄는 본연의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3. 葛藤 갈등

    칡과 등나무 덩굴이다. 덩굴처럼 얽히고설킨 말과 글, 곧 깨달음에 보탬이 안 되는 군더더기 말을 이른다. 선사들은 자기 법문을 낮추어 '갈등'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 편의 풀이 1건

① 조주의 ‘본분사로 사람을 제접하라’는 말을 들어, 도리어 자신은 거친 죽밥뿐이라 겸사하며 지음(知心)의 드묾을 탄한다.

서주 법화산 증도선원 어록 舒州法華山證道禪院語錄주석 1낱말 3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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