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一 66
이튿날 상당 — 그윽한 거처
次日上堂 選得幽居稱野情
66.1
한문次日,上堂,云:古人道:選得幽居稱野情,終年無送復無迎,有時直上孤峰頂,月下披雲嘯一聲。
번역이튿날 상당하여 말했다. “옛사람이 읊었다. ‘그윽한 거처를 골라 얻으니 들사람 마음에 맞고 / 한 해가 다 가도록 보낼 이도 맞을 이도 없네 / 때로 곧장 외로운 봉우리 꼭대기에 올라 / 달빛 아래 구름을 헤치고 길게 한 소리 휘파람 부네.’
山僧夜來到此,未有工夫上得孤峰頂,又值晦夜無月,只在方丈裏長嘯數聲,諸人還聞麼?
산승은 어젯밤 여기에 왔다. 아직 외로운 봉우리에 오를 겨를이 없었고, 마침 그믐밤이라 달도 없었다. 그래서 방장실 안에서 길게 몇 소리 휘파람을 불었을 뿐이다. 여러분은 들었는가?
若道不聞,可謂自謾;若也聞去,將什麼聞?卓拄杖一下。
못 들었다고 하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들었다고 하면, 무엇으로 들었는가?” 그러고는 주장자를 한 번 내리쳤다.
쉽게 읽기이튿날 상당하여 말했다. “옛사람의 시가 있다. 당나라 이고가 약산 스님에게 지어 준 시다. ‘그윽한 거처를 골라 얻으니 들사람의 마음에 꼭 맞고, 한 해가 다 가도록 보낼 이도 맞을 이도 없네. 때로 외로운 봉우리 꼭대기에 곧장 올라, 달빛 아래 구름을 헤치고 길게 한 소리 휘파람을 부네.’ 나는 어젯밤 이곳에 왔다. 아직 외로운 봉우리에 오를 틈도 없었고, 마침 그믐밤이라 달도 없었다. 그래서 그저 방장실 안에서 길게 몇 번 휘파람을 불었다. 여러분은 들었는가? 못 들었다고 하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들었다고 하면, 무엇으로 들었는가?” 그러고는 주장자로 바닥을 한 번 내리쳤다.
풀이 1
① 選得幽居稱野情…이고(李翱)가 약산유엄이 산꼭대기에서 달을 보며 크게 웃은(嘯) 일을 듣고 지어 준 시(『경덕전등록』 권14). 백운이 자신의 정취에 빗대 든다.
이 편의 낱말 4
- 李翱 이고
당나라 문인 이고(李翱)이며, 습지(習之)는 그의 자(字)이다. 한유(韓愈)의 문인으로 이름난 문장가였다. 낭주자사로 있을 때 약산(藥山)에게 도를 물었다. '구름은 하늘에, 물은 병에'라는 답을 듣고 게송을 지어 바쳤다.
- 藥山惟儼 약산유엄
약산유엄(藥山惟儼, 746~829)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석두(石頭) 스님의 법을 이었고, 마조(馬祖)에게도 배웠다. 예주(澧州) 약산에 머물렀다. 석두가 '무엇을 하느냐' 묻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문답이 유명하다. 그 법은 조동종으로 이어졌다.
- 方丈 방장
절의 주지(住持)가 머무는 방이다. 백장(百丈)의 선원 규식에는 '교화하는 주인이 되면 방장에 머무니, 유마거사(淨名)의 방과 같아 사사로이 자는 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 拄杖 주장
선사가 짚는 지팡이, 곧 주장자(拄杖子)다. 상당 때 이것을 들어 보이거나 바닥·법상을 내리쳐 법을 드러내므로, 선사의 손에 든 대표적인 법구(法具)가 되었다. 주장자 자체가 문답의 화두가 되기도 한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