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62
상당 — 나귀 태 말 배를 면치 못한다
上堂 明明知道只是這箇
162.1
한문上堂。云:明明知道只是這箇,為什麼透不過?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다만 이것(這箇)일 뿐인 줄 분명히 알면서, 어째서 뚫고 나가지 못하는가?
只為見人開口時便喚作言句,見人閉口時便喚作良久默然。
남이 입을 여는 것을 보면 곧 ‘말(言句)’이라 부르고, 남이 입을 다무는 것을 보면 곧 ‘한참 잠잠히 있음(良久默然)’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又道:動轉施為,開言吐氣,盡十方世界內無不是自己。
또 이렇게 말한다. 움직이고 행하며, 입을 열고 숨을 내쉬는 것이, 온 시방세계 안에 자기 아닌 것이 없다고.
所以道:在途中隱隱,猶懷舊日嫌。豈不見雲門大師道:聞聲悟道,見色明心。
그래서 ‘길 가운데서 아련히, 아직도 옛날의 꺼림을 품는다’고 했다. 보지 못했는가. 운문 대사가 말했다. ‘소리를 듣고 도를 깨치고, 빛깔을 보고 마음을 밝힌다(聞聲悟道, 見色明心).’”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다만 이것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어째서 꿰뚫지 못하는가? 남이 입을 여는 것을 보면 ‘말’이라 부르고, 남이 입을 다무는 것을 보면 ‘한참 잠잠히 있다’고 부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도 말한다. ‘움직이고 쓰고 말하고 숨 쉬는 모든 것이, 온 시방세계 안에 자기 아닌 것이 없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길 한가운데서 아련하게, 아직도 옛날의 꺼림칙함을 품고 있다.’ 운문 대사가 ‘소리를 듣고 도를 깨치고, 빛깔을 보고 마음을 밝힌다’고 한 말을 듣지 못했는가?”
162.2
한문遂舉起手,云:觀世音菩薩把箇錢來買餬餅。放下手,云:元來却是饅頭。
번역그러고는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관세음보살이 돈을 쥐고 와서 호떡을 산다.” 손을 내리며 말했다. “알고 보니 만두로구나.”
又不見山僧在法華時,甞有示眾道:無業禪師道:一毫頭聖凡情念未盡,未免入驢胎馬腹裏去。
“또 보지 못했는가. 산승이 법화(法華)에 있을 때 대중에게 이렇게 보인 적이 있다. ‘무업(無業) 선사가① 말했다. 「터럭 하나만큼이라도 성인과 범부의 정념(情念)이 다하지 않으면, 나귀 태와 말 배 속으로 들어감을 면치 못한다.」’
大眾!直饒一毫頭聖凡情念頓盡,亦未免入驢胎馬腹裏去。瞎漢!但恁麼看取。
대중이여! 설령 터럭 하나만큼의 성인과 범부의 정념이 단번에 다하더라도, 역시 나귀 태와 말 배 속으로 들어감을 면치 못한다. 눈먼 놈아! 그저 이렇게 보아 가라.”
쉽게 읽기그러고는 손을 들어 올리며 “관세음보살이 돈을 들고 와서 호떡을 산다” 하고, 손을 내리며 “알고 보니 만두로구나” 했다. “또 듣지 못했는가. 내가 법화에 있을 때 대중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무업 선사는 「털끝만 한 성인과 범부의 분별이라도 다 없애지 못하면, 나귀의 태나 말의 배 속에 들어가는 것을 면하지 못한다」고 했다. 대중이여, 설령 털끝만 한 성인과 범부의 분별이 단번에 다 없어진다 해도, 역시 나귀의 태나 말의 배 속에 들어가는 것을 면하지 못한다.’ 눈먼 놈들아, 그저 이렇게 살펴 가거라.”
풀이 1
① 無業(무업) 선사의 ‘一毫頭聖凡情念’터럭만 한 범부·성인의 분별심도 남으면 축생의 태에 든다는 경책. 백운은 그 정념이 ‘다하더라도’ 여전히 나귀 태를 면치 못한다고 한술 더 떠, 깨침에 대한 자족마저 부순다.
이 편의 낱말 5
- 雲門文偃 운문문언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이다. 당말·오대의 선승으로 목주(睦州)에게서 눈을 뜨고 설봉(雪峰)의 법을 이었다. 소주의 운문산에 머물며 운문종을 열었다. 짧은 한마디로 물음을 끊는 솜씨로 이름났으니, 날마다 좋은 날(日日是好日)이 그의 말이다.
- 胡餅 호병
호떡·밀가루 떡이다. '호병(胡餅)(호병(餬餅))' 공안은 본디 운문문언의 것으로 《벽암록》 77칙 '운문호병(雲門餬餅)'에 수록되어 유명하다.
- 法華山 법화산
서주(舒州)에 있는 산이다. 백운수단(白雲守端)이 이 산의 증도선원(證道禪院)에 머물며 법을 폈고, 그때 스스로를 '법화'라 일컬었다. 승천·원통에 이어 머문 곳이고, 그 뒤 용문·흥화·해회로 옮겼다.
- 汾州無業 분주무업
분주무업(汾州無業)(761~822)이다. 마조도일(馬祖道一)의 법사(法嗣)로, 배우러 오는 이에게 무엇을 묻든 늘 '망상하지 말라(莫妄想)'고만 하였다. 《경덕전등록》 권8.
- 驢胎馬腹 여태마복
나귀의 태와 말의 배 속이라는 말이다. 짐승으로 태어나는 윤회, 곧 축생(畜生)의 길을 이른다. 선문에서는 털끝만 한 분별이라도 남으면 이런 데로 떨어진다고 경계할 때 흔히 쓴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