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금강경 · 10분

정토를 장엄하다

莊嚴淨土分 第十

10.1
구마라집佛告須菩提:「於意云何?如來昔在然燈佛所,於法有所得不?」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날 연등불(然燈佛) 계신 곳에 있을 때, 법에서 얻은 것이 있느냐?"
현장佛告善現:「於汝意云何?如來昔在然燈如來、應、正等覺所,頗於少法有所取不?」
부처님께서 선현(善現)에게 이르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날 연등(然燈) 여래 · 응공(應) · 정등각(正等覺) 계신 곳에 있을 때, 조그만 법이라도 취한 것이 있느냐?"
구마라집「不也,世尊!如來在然燈佛所,於法實無所得。」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연등불 계신 곳에 계실 때, 법에서 실로 얻으신 것이 없습니다."
현장善現答言:「不也!世尊!如來昔在然燈如來、應、正等覺所,都無少法而有所取。」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옛날 연등 여래 · 응공 · 정등각 계신 곳에 계실 때, 조그만 법도 취하신 것이 없습니다."
풀이 4
교감 · 不也저본에 없는 글자: 「不也」 — 저본(p0749c17)은 첫 대답이 「世尊!如來在然燈佛所…」로 「不也」가 없다. 조계종 표준 금강경(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편역, 조계종출판사, 2009) 미주 2를 따라 「不也,世尊!」로 더함(같은 분 뒤 대답 「不也,世尊!」과 같은 꼴). 대교본: 대정장 교주 0749004 「不+(不也)【三】【宮】」(宋 · 元 · 明本과 宮本에 「不也」), 표준본 미주 2는 宋 · 明 · 淸 · 金 · 佛光大藏經(佛). 범본 no hīdaṃ Bhagavan, 현장 역 「不也!世尊!」.
10.2
구마라집「須菩提!於意云何?菩薩莊嚴佛土不?」「不也,世尊!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현장佛告善現:「若有菩薩作如是言:『我當成辦佛土功德莊嚴。』如是菩薩非真實語。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이르셨다. "어떤 보살이 '나는 불국토의 공덕장엄(功德莊嚴)을 이루겠다'고 말한다면, 이런 보살은 참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구마라집何以故?莊嚴佛土者,則非莊嚴,是名莊嚴。」
왜 그렇겠습니까?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것은 곧 장엄이 아닙니다. 이를 장엄이라 부릅니다."
현장何以故?善現!佛土功德莊嚴佛土功德莊嚴者,如來說非莊嚴,是故如來說名佛土功德莊嚴佛土功德莊嚴。
왜 그런가? 선현아, 불국토의 공덕장엄, 불국토의 공덕장엄이라는 것을 여래는 장엄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여래는 불국토의 공덕장엄, 불국토의 공덕장엄이라 이름하여 말한다.
풀이 2
현장 역에서는 부처님이 묻지 않고 먼저 단언한다. '내가 불국토의 공덕장엄을 이루겠다'고 말하는 보살은 참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구마라집 역이 보살이 장엄하느냐를 묻는 데 비해, 현장 역은 '내가 이룬다'는 보살의 말을 겨눈다. 이어지는 '장엄이 아니다'도 수보리가 아니라 부처님의 말이다.
② 불국토를 장엄(莊嚴)한다는 것을 『금강경해의』(X24n0459)는 셋으로 나눈다. 절을 짓고 경을 베끼고 보시하고 공양하는 것은 세간의 불국토를 장엄함이다. 모든 사람을 두루 공경하는 것은 몸의 불국토를 장엄함이다. 마음이 깨끗하면 곧 불국토가 깨끗하니, 생각마다 부처의 마음을 행하는 것은 마음의 불국토를 장엄함이다. 그리고 맑고 깨끗한 불국토는 모양도 꼴도 없으니 무엇으로 꾸미겠느냐며, 오직 선정과 지혜의 보배로 이름만 빌려 장엄이라 한다고 한다.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T33n1703)는 보살이 행을 닦아 국토를 꾸미되 그 행에 지음이 없고 국토도 꾸민 것이 아니어서 '꾸밈 아닌 꾸밈(非嚴而嚴)'이라 하고, 『유마경(維摩經)』의 '그 마음이 깨끗함을 따라 불국토가 깨끗하다(隨其心淨則佛土淨)'를 끌어 온다.
10.3
구마라집「是故須菩提,諸菩薩摩訶薩應如是生清淨心,
"그러므로 수보리야, 여러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은 이렇게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내야 한다.
현장是故,善現!菩薩如是都無所住應生其心,
그러므로 선현아, 보살은 이와 같이 어디에도 머무는 데 없이 그 마음을 내야 한다.
구마라집不應住色生心,
빛깔에 머물러 마음을 내서는 안 되고,
현장不住於色應生其心,
빛깔에 머물지 않고 그 마음을 내야 하며,
구마라집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에 머물러 마음을 내서는 안 된다.
현장不住聲、香、味、觸、法應生其心,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에 머물지 않고 그 마음을 내야 하며,

구마라집 역에 없음

현장不住非聲、香、味、觸、法應生其心,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 아닌 것에 머물지 않고 그 마음을 내야 하니,
현장都無所住應生其心。」
어디에도 머무는 데 없이 그 마음을 내야 한다."
풀이 2
빛깔에 머물지 않을 뿐 아니라 '빛깔 아닌 것에도 머물지 않고' 마음을 내라는 구절은 현장 역에만 있다.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에도 같은 짝이 붙는다. 명나라 한암(韓巖) · 정충무(程衷懋)의 『금강경보주(金剛經補註)』(X24n0469)는 현장 역의 이 구절을 들어, 공(空)에도 유(有)에도 다 머묾이 없어 있음과 없음 두 가에 막히지 않는 것이라 푼다.
③ 앞의 '맑고 깨끗한 마음(清淨心)'을 이 구절이 풀어 준다. 청나라 통리(通理)의 『금강신안소경게합석(金剛新眼疏經偈合釋)』(X25n0487)은 맑고 깨끗한 마음을 깨어 있는 마음(覺心)이라 한다. 빛깔을 볼 때 빛깔에 붙어 마음을 내면 그것이 망령된 마음이고, 모든 법에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마음을 내는 것이 곧 깨어 있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금강경해의』(X24n0459)는 빛깔을 보고 빛깔에 붙으면 미혹한 사람이요 빛깔을 보되 빛깔을 떠나면 깨친 사람이라 한다. 빛깔에 머물러 마음을 내는 것은 구름이 하늘을 가린 것과 같고, 머물지 않는 것은 구름 없는 하늘에 해와 달이 늘 비추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10.4
구마라집「須菩提!譬如有人,身如須彌山王,
"수보리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의 몸이 수미산왕(須彌山王)만 하다고 하자.
현장佛告善現:「如有士夫具身大身,其色自體假使譬如妙高山王。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이르셨다. "어떤 사부(士夫)가 몸을 갖추었는데 큰 몸이어서, 그 몸의 바탕(自體)이 이를테면 묘고산왕(妙高山王)만 하다고 하자.
구마라집於意云何?是身為大不?」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몸이 크냐?"
현장善現!於汝意云何?彼之自體為廣大不?」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몸의 바탕이 넓고 크냐?"
구마라집須菩提言:「甚大,世尊!
수보리가 말했다.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현장善現答言:「彼之自體廣大!世尊!廣大!善逝!
선현이 대답했다. "그 몸의 바탕은 넓고 큽니다, 세존이시여! 넓고 큽니다, 선서(善逝)시여!
구마라집何以故?佛說非身,是名大身。」
왜 그렇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몸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큰 몸이라 부릅니다."
현장何以故?世尊!彼之自體,如來說非彼體故名自體,非以彼體故名自體。」
왜 그렇겠습니까? 세존이시여, 그 몸의 바탕을 두고 여래께서는, 그것은 바탕이 아니기에 몸의 바탕이라 부르고, 바탕이기에 몸의 바탕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풀이 3
묘고산왕(妙高山王)은 수미산왕을 뜻으로 옮긴 이름이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도 수미를 '묘고(妙高)'라 옮긴다고 적는다. 현장은 구마라집의 '몸'을 '몸의 바탕(自體)'이라 한다.
현장 역의 대답은 '그 몸의 바탕은 바탕이 아니기에 몸의 바탕이라 부르고, 바탕이기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다'이다. 구마라집 역은 '몸이 아니다, 이를 큰 몸이라 부른다'고 하여 '큼'에 이름을 건다. 현장 역은 크다는 말을 다시 들지 않고, 몸의 바탕이 따로 있는 바탕이 아니라는 데에 이름을 건다.
해설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은 '정토를 장엄함'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종경(宗鏡)이 짓고 명나라…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은 '정토를 장엄함'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종경(宗鏡)이 짓고 명나라 각련(覺連)이 다시 엮은 『소석금강경과의회요주해(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X24n0467)는 보살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여섯 경계에 머물지 않고 온갖 행을 고루 닦아 법신의 정토를 장엄하기에 이 이름이 붙었다고 푼다. 이 정토는 사람마다 본래 지닌 것이어서, 장엄은 비단 위에 꽃을 더하는 것과 같다고도 한다. 이 분은 세 대목이다. 연등불 계신 곳에서 얻은 법이 없다는 문답, 불국토의 장엄은 장엄이 아니라는 문답과 '머무는 데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 수미산왕만 한 몸의 비유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경을 앞의 말에서 생길 의심을 차례로 끊어 가는 짜임으로 읽는다. 이 분의 세 대목은 각각 석가가 연등불에게서 법을 주고받았다는 의심,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이 취하지 않음과 어긋난다는 의심, 과보로 받은 몸(報身)은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끊는다. 셋 다 7분의 '취할 수도 말할 수도 없다'에서 이어지는 의심이라 한다. 4분이 보시에 대해 말한 머묾 없음을, 이 분은 마음을 내는 일 자체에 대해 말한다.

차례 (32분)

이 분의 낱말 4
  1. 須菩提 수보리

    부처님의 십대제자(十大弟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공(空)의 이치를 가장 잘 알아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 불린다. 선길(善吉) · 선현(善現) · 공생(空生)이라고도 옮긴다. 태어나던 날 집 안이 텅 비어 공생이라 했고, 그것이 뒷날 공을 깨칠 조짐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2. 如來 여래

    부처님을 부르는 열 가지 이름 가운데 하나다. 진리에서 와서 진리대로 가르친다는 뜻으로 풀며, 경전에서 부처님이 스스로를 가리킬 때도 쓴다. 『금강경』은 여래란 어디서 오는 것도 없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어서 여래라 한다고 말한다.

  3. 燃燈佛 연등불

    아득한 옛적에 세상에 나온 부처님으로, 정광불(定光佛)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가 전생에 수행자였을 때 이 부처님에게서 '너는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되어 석가모니라 하리라'는 수기를 받았다고 전한다.

  4. 雲門須彌山 운문수미산

    한 스님이 운문(雲門)에게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 허물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운문은 '수미산이다'라고 답했다.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여기는 그 마음이 벌써 산처럼 큰 허물이라는 뜻으로 흔히 읽는다. 『종용록』 제19칙에 실린 공안이다. 세계 한가운데 솟았다는 산 자체는 수미(須彌)를 보라.

문단 4주석 4교감 1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

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姚秦 天竺三藏 鳩摩羅什 譯)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조계종 표준 금강경》(2009)이 더한 8곳 18자를 넣었습니다. 더한 곳과 다른 판의 글자는 교감에 남겼습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