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87

상당 — 나에게 빗자루 하나 있어

上堂 · 我有一柄箒

87
한문上堂云:「我有一柄箒,掃盡雪山雪;我有一張口,臨事無可說;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나에게 빗자루 하나가 있다. 설산(雪山)의 눈을 다 쓸어 낸다. 나에게 입 하나가 있다. 일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我有一雙眼,和盲悖訴瞎。任意過平生,烏龜喚作鼈,
나에게 두 눈이 있다. 그러나 눈먼 이와 어울려 억지 다툼을 벌이는 소경일 뿐이다. 마음대로 한평생을 보낸다. 남생이를 자라라 부른다.
處世學為人,喫水須防噎。
세상을 살며 남을 위하는 법을 배우려거든, 물을 마실 때도 목이 메지 않게 조심하라.
仰山曾道底,兩口一無舌,四海五湖人,當陽瞥不瞥。」
앙산(仰山)이 일찍이 말한 그것, ‘두 입에 혀가 하나도 없다.’ 사해오호의 사람들아, 바로 이 자리에서 언뜻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나에게 빗자루가 하나 있어, 설산의 눈을 깨끗이 다 쓸어 낸다. 나에게 입이 하나 있으나, 일이 닥쳐도 할 말이 없다. 나에게 두 눈이 있으나, 눈먼 사람과 어울려 서로 소경이라고 억지 다툼을 벌인다. 내키는 대로 한평생을 보내니, 남생이를 자라라 부른다. 세상을 살면서 사람 노릇을 배우려거든, 물을 마실 때도 목이 메지 않게 조심하라. 앙산 스님이 일찍이 말한 그것, 두 입에 혀가 하나도 없다. 온 세상 사방의 사람들아, 바로 이 자리에서 언뜻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풀이 2
교감 · 一柄箒저본 글자: 「箒」 — CBETA 조자 CB00416([竺-二+帚], 정규자 帚)를 CBETA가 대응시킨 유니코드 「箒」(U+7B92)로 실음(p0654c29). Kanripo本 「帚」. 뜻은 같다(비).
해설'나에게 ~이 있으니'를 반복하는 게송으로, 빗자루·입·눈이라는 도구를 들어 각각 그 작용을 역설적으로…

'나에게 ~이 있으니'를 반복하는 게송으로, 빗자루·입·눈이라는 도구를 들어 각각 그 작용을 역설적으로 무화(無化)한다. 설산의 눈을 다 쓸고, 입은 있어도 할 말이 없고, 두 눈은 소경과 다투는 소경일 뿐이라는 식이다. 남생이를 자라라 부르고 물 마시다 목멜까 조심하라는 구절은 언어와 분별의 어긋남·위태로움을 익살로 드러낸 것이고, '두 입에 혀가 하나도 없다(兩口一無舌)'는 앙산(仰山)의 말을 빌려 말 없는 말의 소식을 가리킨다. 끝에 사해오호의 대중에게 바로 이 자리(當陽)에서 언뜻이라도 보았느냐고 다그친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3
  1. 雪山 설산

    인도 북쪽의 히말라야산맥을 이르는 말이다. 석가모니가 출가한 뒤 설산에서 여섯 해 동안 고행했다는 전승이 있어, 선문에서는 설산 고행을 구도의 본보기로 자주 든다.

  2. 仰山慧寂 앙산혜적

    앙산혜적(仰山慧寂, 807~883)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위산(溈山)의 법을 이었다. 스승과 함께 위앙종(溈仰宗)을 이루었다. 원주(袁州) 앙산에 머물러 앙산이라 불린다.

  3. 當陽 당양

    해를 정면으로 마주한 자리라는 뜻이다. 숨김없이 환히 드러난 바로 그 자리를 이르며, '당양하여 떠맡는다'처럼 그 자리에서 곧바로라는 뜻으로 쓴다.

차주해회어록 次住海會語錄주석 1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景淳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