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6

흥화에 가서 상당 — 법안의 시를 들다

到興化上堂

6.1
한문到興化上堂,僧問:「和尚未離四面時如何?」師云:「在屋裏坐。」學云:「離後如何?」師云:「走殺闍黎。」
번역흥화(興化)에 가서 상당했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아직 사면(四面)을 떠나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선사가 답했다. “방 안에 앉아 있었다.” 스님이 물었다. “떠난 뒤에는 어떻습니까?” 선사가 답했다. “그대를 죽도록 내달리게 하는구나.”
쉽게 읽기흥화에 가서 상당했다. 어떤 승려가 물었다. “스님께서 아직 사면산을 떠나지 않으셨을 때는 어떠했습니까?” 스님이 답했다. “방 안에 앉아 있었다.” 그 승려가 물었다. “떠나신 뒤에는 어떻습니까?” 스님이 답했다. “그대를 죽도록 뛰어다니게 하는구나.”
풀이 2
6.2
한문乃舉:「法眼頌云:『山水君居好,城隍我亦論,靜聞鐘角響,閑對白雲屯。』
번역이어 법안(法眼)의 게송을 들어 보였다. “산과 물이라면 그대 사는 곳이 좋고, 성읍이라면 나도 할 말이 있다. 고요히 종소리 뿔피리 소리를 듣고, 한가로이 흰 구름 모여드는 것을 마주한다.”
大眾!法眼雖不拏雲攫霧,爭柰遍地清風。四面今日試與法眼把手共行,
대중이여, 법안은 구름을 붙잡고 안개를 움켜쥐지는 않았다. 그래도 온 땅에 가득한 맑은 바람은 어찌하겠는가. 사면이 오늘 법안과 손잡고 함께 가 보겠다.
靜聞鐘角響,且不是聲;閑對白雲屯,且不是色。既非聲色,作麼生商量?」
‘고요히 종소리 뿔피리 소리를 듣는다’는 소리가 아니다. ‘한가로이 흰 구름 모여드는 것을 마주한다’는 빛깔이 아니다. 소리도 빛깔도 아니라면, 어떻게 헤아리겠는가?
쉽게 읽기이어서 법안 스님의 시를 들었다. “산과 물이라면 그대 사는 곳이 좋겠지만, 성 안의 삶이라면 나도 할 말이 있다. 고요히 종소리 뿔피리 소리를 듣고, 한가로이 흰 구름 모여드는 것을 마주한다.” 스님이 말했다. “대중이여, 법안 스님은 구름을 낚아채고 안개를 움켜쥐는 재주를 부리지는 않았지만, 온 땅에 부는 맑은 바람은 어찌하겠는가. 이 사면산의 나는 오늘 법안 스님과 손을 잡고 함께 걸어 보겠다. ‘고요히 종소리 뿔피리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소리가 아니고, ‘한가로이 흰 구름 모여드는 것을 마주한다’는 것은 빛깔이 아니다. 소리도 빛깔도 아니라면, 이것을 어떻게 헤아리겠는가?”
풀이 1
6.3
한문乃云:「洞裏無雲別有天,桃花似錦柳如煙,仙家不解論冬夏,石欄松枯不記年。」
번역이어 말했다. “골짜기 속엔 구름 없어 따로 하늘이 있고, 복사꽃은 비단 같고 버들은 안개 같다. 신선의 집은 겨울 여름을 따질 줄 모르니, 돌이 문드러지고(石爛) 소나무가 마르도록 햇수를 세지 않는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동굴 속엔 구름 한 점 없이 따로 하늘이 열려 있고, 복사꽃은 비단 같고 버들은 안개 같다. 신선의 집에서는 겨울 여름을 따질 줄 모르니, 돌이 삭고 소나무가 말라도 햇수를 세지 않는다.”
풀이 1
교감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0, X68n1315 p0130b20): 「石欄松枯」 — 古尊宿本 「石爛松枯」. 선시의 굳은 말 ‘石爛松枯’(돌이 문드러지고 소나무가 마르도록 — 끝없는 세월)에 맞으므로 「爛」으로 읽는다(원문은 저본대로).
해설흥화(興化)에서 행한 상당이다. 첫 문답의 '사면(四面)'은 법연이 머물던 사면산(四面山), 곧 선사…

흥화(興化)에서 행한 상당이다. 첫 문답의 '사면(四面)'은 법연이 머물던 사면산(四面山), 곧 선사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떠나기 전'을 물으니 "방 안에 앉아 있었다"고, '떠난 뒤'를 물으니 "스님을 죽도록 내달리게 한다"고 답하여, 오고 감·머묾과 떠남의 분별을 넘어선 자리를 평상한 말로 되돌린다. 이어 법안(法眼) 문익의 송을 들어, 종소리와 뿔피리를 '고요히 듣고' 흰 구름을 '한가로이 마주하는' 정경을 소개한 뒤, 그 들음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고 그 마주함은 단순한 빛깔이 아니라고 하여 성색(聲色)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성색을 떠나지 않는 소식을 짚는다. 맺음 게송 "골짜기 속엔 구름 없어 별천지가 따로 있고… 신선의 집안은 겨울 여름을 논할 줄 모른다"는 시간과 분별을 벗어난 도인의 경계를 무릉도원의 이미지에 실어 그린 것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4
  1. 興化寺 흥화사

    흥화(興化)라는 이름을 가진 절이다. 당나라 때 위주(魏州)의 흥화사에는 임제의 제자 흥화존장이 머물렀고, 북송 때 회남 일대에도 같은 이름의 절이 여럿 있었다. 오조법연이 찾아가 상당한 흥화가 어느 고을의 절인지는 어록에 밝혀 있지 않다.

  2. 四面山 사면산

    서주(舒州)에 있던 산이다. 오조법연이 처음 주지가 되어 개당한 곳으로, 그 무렵 법연은 자신을 '사면'이라 부르곤 했다. 운문종의 법수(法秀) 등 여러 선승도 이 산에서 법을 폈다.

  3. 法眼文益 법안문익

    법안문익(法眼文益, 885~958)이다. 오대 때의 선승으로 지장(地藏) 스님 계침의 법을 이었다. 금릉(金陵)의 보은원·청량원에 머물며 크게 교화했고, 법안종의 시조가 되었다. 죽은 뒤 대법안 선사라는 시호를 받았다.

  4.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3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