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오조법연 · 卷上 44
상당 — 달마는 까닭 없이 벽을 마주했다
上堂 · 達磨無端少林面壁
해설달마의 면벽, 이조 혜가의 단비(斷臂) 같은 선종의 성스러운 고사들을 '까닭 없이(無端)' '한평생…
달마의 면벽, 이조 혜가의 단비(斷臂) 같은 선종의 성스러운 고사들을 '까닭 없이(無端)' '한평생 억울함을 당했다(一生受屈)'며 뒤집어 말하는 파격이 핵심이다. 조사들의 위대한 행적을 신성화하지 않고 오히려 낮추는 것은, 그 사적(事跡)에 매달려 우상화하는 태도를 끊기 위함이다. '황벽 나무에서 꿀을 찾는다'는 애초에 얻을 수 없는 데서 구하는 헛수고를 뜻하고, 끝에 '태평이 오늘 두 눈이 옻칠한 듯 캄캄하다'며 스스로를 눈먼 자에 빗댄 뒤 '이광의 화살은 누가 과녁에 맞혔는가'라 물어, 그 캄캄함 속에서 정곡을 꿰뚫을 자를 되묻는다.
이 단의 낱말 4
- 菩提達磨 보리달마
보리달마(菩提達磨)다. 남인도에서 중국에 와 선(禪)을 전한 첫 조사로, 중국 선종의 초조라 부른다. 양나라 무제를 만났으나 뜻이 맞지 않아 위나라로 가서, 소림사에서 벽을 마주하고 앉았다. 눈 속에서 제 팔을 끊고 법을 구한 혜가(慧可)에게 법을 전했다.
- 二祖 이조
중국 선종의 둘째 조사(487~593)로, 달마(達磨)의 법을 이었다. 처음 이름은 신광(神光)이다. 눈 속에 서서 팔을 끊어 법을 구했다는 '입설단비(立雪斷臂)'와, 달마에게 마음을 편안케 해 달라고 하자 '그 마음을 가져오너라' 하여 깨친 '안심(安心)' 문답이 전한다. 그 법은 삼조 승찬(僧璨)에게 이어졌다.
-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 李廣 이광
전한(前漢)의 장수로, 흉노와 여러 번 싸워 흉노에게 '비장군(飛將軍)'이라 불렸다. 사냥 나갔다가 풀숲의 바위를 호랑이로 알고 쏘았더니 화살이 바위에 깊이 박혔다는 이야기로 이름나, 귀신같은 활솜씨의 본보기가 되었다.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清遠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