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97

상당 — 산 앞의 한가로운 밭은 누구의 것인가

上堂 · 僧問承師有言

197.1
한문上堂,僧問:「承師有言:『山前一片閑田地,秖如威音王已前。』未審什麼人為主?」
번역상당했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산 앞의 한 조각 한가로운 밭(閑田地)’이라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위음왕(威音王) 이전에는 어떤 사람이 주인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師云:「問取寫契書人。」學云:「和尚為甚倩人來答?」師云:「秖為儞教別人問。」
선사가 답했다. “계약서 쓴 사람에게 물어보라.” 스님이 물었다. “화상께서는 어찌하여 남을 시켜 대답하게 하십니까?” 선사가 답했다. “네가 남더러 묻게 했기 때문이다.”
學云:「與和尚平出去也。」師云:「大遠在。」
스님이 말했다. “화상과 비긴 채로 물러가겠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한참 멀었다.”
쉽게 읽기상당하자 어떤 승려가 물었다. “스님께서 ‘산 앞의 한 조각 한가로운 밭’이라고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위음왕불 이전이라면 누가 그 밭의 주인입니까?” 스님이 답했다. “땅 문서를 쓴 사람에게 물어보라.” “스님께서는 어째서 남을 시켜 대답하게 하십니까?” “네가 남더러 묻게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님과 비긴 셈으로 하고 물러가겠습니다.” “아직 한참 멀었다.”
197.2
한문乃云:「五目莫覩其容,二聽絕聞其響,有功者罰無功者賞,拈須彌山秤來二兩。忽有箇道:『一方知識,為什麼大秤秤人物事?』」自云:「官不容針,私通車馬。」
번역이어서 말했다. “다섯 눈으로도 그 모습을 볼 수 없고, 두 귀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공이 있는 사람은 벌하고, 공이 없는 사람은 상을 준다. 수미산(須彌山)을 집어 저울에 달아 보니 두 냥이다. 혹 누가 ‘한 지방의 선지식이 어찌하여 큰 저울로 남의 물건을 다는가?’ 하고 말한다면?” 그러고는 스스로 답했다. “관(官)으로는 바늘 하나 용납하지 않으나, 사사로이는 수레와 말도 오간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다섯 가지 눈으로도 그 모습을 볼 수 없고, 두 귀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벌을 주고, 공이 없는 사람에게는 상을 준다. 수미산을 집어 저울에 달아 보니 두 냥이다. 혹 누가 ‘한 고을의 선지식이 어째서 큰 저울로 사람들의 물건을 다는가?’ 하고 묻는다면, 스스로 이렇게 답하겠다. ‘관청에서는 바늘 하나도 들이지 않지만, 사사로이는 수레와 말도 드나든다.’”
풀이 3
② 관불용침 사통거마(官不容針私通車馬)는 공적으로는 바늘도 용납하지 않으나 사적으로는 수레와 말이 오간다는 속담으로, 원칙과 방편의 대비다.
교감 · 五目莫覩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1, X68n1315 p0142c22): 「五目莫覩其容」 — 古尊宿本 「五日」. 뒤 구 「二聽絕聞其響」과 짝인 ‘다섯 눈(五眼)’이므로 저본이 옳다.
해설'산 앞의 한가로운 밭(閑田地)'은 본래 갖추어진 자성(自性)의 자리를 비유한 상투어인데, 스님은 시간…

'산 앞의 한가로운 밭(閑田地)'은 본래 갖추어진 자성(自性)의 자리를 비유한 상투어인데, 스님은 시간 이전인 '위음왕(威音王) 이전'의 주인을 캐묻는다. 법연은 '계약서 쓴 사람에게 물으라'며 소유·주인이라는 틀 자체를 되받아치고, 문답이 대등함을 겨루는 국면으로 흐르자 '한참 멀었다'고 눌러 버린다. 마무리의 '관(官)으로는 바늘도 용납 않으나 사사로이는 수레와 말이 오간다'는 속담은, 격식상 한 치도 봐줄 수 없는 엄격함과 실제로는 크게 통용시키는 활용이 한 몸임을 드러내는 유명한 구절이다.

卷中 차례 (95단)

이 단의 낱말 3
  1. 威音王 위음왕

    『법화경』에 나오는 아득한 옛 부처, 위음왕불(威音王佛)이다. 같은 이름의 부처 가운데 맨 처음 부처다. 선어록에서는 '위음왕 이전'이라 하여 시간과 분별이 생기기 전의 본래 자리를 가리킨다.

  2. 五眼 오안

    부처가 갖춘 다섯 가지 눈으로, 육안(肉眼)·천안(天眼)·혜안(慧眼)·법안(法眼)·불안(佛眼)이다. 『금강경』에서 부처는 이 다섯 눈을 다 갖추었다고 했다.

  3. 須彌 수미

    수미산(須彌山)이다. 불교의 세계관에서 세계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는 아주 큰 산으로, 산스크리트 수메루(Sumeru)를 소리로 옮긴 말이다. 가장 크고 무거운 것의 비유로 쓰이며, 『유마경』의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는다'는 말처럼 크고 작음의 분별을 깨뜨릴 때 자주 든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語錄주석 2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