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90

단오 상당 — 신령한 부적과 하늘 찌르는 콧대

端午上堂 · 僧問今朝五月五

190.1
한문端午上堂,
번역단오(端午)에 상당했다.
쉽게 읽기단옷날에 상당했다.
풀이 1
① 단오(端午)는 단오절(음력 5월 5일)로, 이날 상당 법문을 설했다.
190.2
한문僧問:
번역어떤 스님이 물었다.
쉽게 읽기어떤 승려가 물었다.
190.3
한문「今朝五月五,權罷䒵芸鼓,雖是無事人,亦請燒一炷。」
번역“오늘 아침은 오월 오일이라, 김매기 북을 잠시 멈추었습니다. 비록 일 없는 사람이지만, 향 한 자루 사르기를 청합니다.”
쉽게 읽기“오늘 아침은 오월 오일 단오라, 김매기를 재촉하는 북도 잠시 멈추었습니다. 비록 일 없는 사람이라 해도 향 한 자루는 사르시기를 청합니다.”
190.4
한문師云:
번역선사가 답했다.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190.5
한문「急急如律令。」
쉽게 읽기“급급여율령! 법령대로 어서 따르라!”
풀이 1
190.6
한문進云: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다시 말했다.
190.7
한문「也待小鬼做箇伎倆。」
번역“작은 귀신이 재주라도 하나 부리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쉽게 읽기“작은 귀신이 무슨 재주를 부리는지 기다려 보겠습니다.”
190.8
한문師云:
번역선사가 말했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190.9
한문「鍾馗嚇儞。」
번역“종규(鍾馗)가 너를 겁준다.”
쉽게 읽기“귀신 잡는 종규가 너를 혼내 주겠다.”
190.10
한문乃云:
번역이어서 말했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190.11
한문「今日端午節,白雲有一道神符也,有些小靈驗,不敢隱藏,舉似諸人。
번역“오늘은 단오절이다. 백운에게 신부(神符) 한 도가 있다. 조그마한 영험이 있어 감히 숨기지 못하고, 여러분에게 들어 보인다.
一要今上皇帝太皇太后聖躬萬歲,二要合朝卿相文武百官州縣寀寮常居祿位,三要萬民樂業雨順風調。
첫째는 지금의 황제 폐하와 태황태후의 성체가 만세하시기를 바란다. 둘째는 온 조정의 재상과 문무백관, 주현의 관료들이 늘 녹봉과 지위를 지키기를 바란다. 셋째는 온 백성이 생업을 즐기고, 비바람이 순조롭기를 바란다.
쉽게 읽기“오늘은 단오절이라 이 백운산의 나에게 신령한 부적 한 장이 있다. 조그마한 영험이 있어 감히 숨기지 못하고 여러분에게 내보인다. 첫째는 지금의 황제 폐하와 태황태후께서 만수무강하시기를 바라고, 둘째는 온 조정의 재상과 문무백관, 고을의 관리들이 늘 그 자리와 녹봉을 지키시기를 바라며, 셋째는 온 백성이 생업을 즐기고 비바람이 철 맞추어 고르기를 바란다.
190.12
한문有箇符使却來報白雲道:『諸處盡去遍,只為神通小,不柰一件事何?』遂問他是甚事?使云:『禪和子鼻孔遼天。』白雲向伊說:『莫道儞,我尚不柰何。』
번역그런데 부적 심부름꾼(符使) 하나가 돌아와 백운에게 아뢰었다. ‘여러 곳을 두루 다 다녔지만, 신통이 작아서 한 가지 일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심부름꾼이 말했다. ‘참선하는 이들(禪和子)의 콧구멍이 하늘을 찌릅니다.’ 백운이 그에게 말했다. ‘너는 말할 것도 없고,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쉽게 읽기그런데 부적 심부름꾼이 돌아와서 나에게 아뢰었다. ‘여러 곳을 두루 다 다녔지만, 신통이 모자라 한 가지 일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심부름꾼이 답했다. ‘참선하는 이들의 콧대가 하늘을 찌릅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너는 말할 것도 없고, 나도 그것만은 어쩔 수가 없다.’
190.13
한문然雖如是,澤廣藏山,理能伏豹。畢竟如何?一抽三,二添四,黃牛角向天,八脚垂過鼻,急急。」
번역그렇기는 하지만 못이 넓으면 산을 감추고, 이치가 뛰어나면 표범도 굴복시킨다. 결국 어떠한가? 하나에서 셋을 뽑고, 둘에 넷을 보탠다. 누런 소의 뿔은 하늘을 향하고, 여덟 다리는 코를 지나 드리운다. 어서어서(急急)!”
쉽게 읽기그렇기는 하지만 못이 넓으면 산도 감추고, 이치가 뛰어나면 표범도 길들인다. 결국 어떠한가? 하나에서 셋을 뽑고 둘에 넷을 보태니, 누런 소의 뿔은 하늘을 향하고 여덟 다리는 코 위로 늘어진다. 어서어서!”
190.14
한문下座。
번역자리에서 내려왔다.
쉽게 읽기그러고는 자리에서 내려왔다.
해설단오절의 세시 풍속을 빌려 설한 상당으로, 도교의 부적 문화를 선적으로 전용한 점이 특징이다.…

단오절의 세시 풍속을 빌려 설한 상당으로, 도교의 부적 문화를 선적으로 전용한 점이 특징이다. '급급여율령(急急如律令)'은 도교 부적·주문의 상투구이고 종규(鍾馗)는 잡귀를 쫓는 신으로, 향을 청하고 귀신을 부리는 문답이 벽사(辟邪)의 단오 정취를 그대로 살린다. 법연은 자신에게 '신부(神符) 한 도'가 있다며 황제·조정·만백성의 안녕을 비는 세 가지 축원을 부적의 영험에 실어 펴는데, 정작 부사(符使)조차 '선화자의 콧구멍이 하늘을 찌른다(鼻孔遼天)' 곧 콧대 높은 납자의 아만(我慢)만은 어쩌지 못한다고 하여 웃음 속에 수행자의 자만을 경책한다. 끝의 '누런 소 뿔이 하늘을 향하고 여덟 다리가 코를 지난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격외(格外)의 말로, 논리적 이해를 끊어 버리는 활구로 마무리한 것이다.

卷中 차례 (95단)

이 단의 낱말 3
  1. 急急如律令 급급여율령

    '법령대로 어서 빨리 시행하라'는 뜻이다. 본디 한나라 때 관청 공문의 끝에 붙이던 말인데, 뒤에 도교의 부적과 주문 끝에 붙여 귀신을 물리치는 명령의 말로 쓰였다.

  2. 鍾馗 종규

    귀신을 잡는다는 중국 민간 신앙의 신이다. 당나라 현종의 꿈에 나타나 궁중의 작은 귀신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섣달그믐이나 단오에 그 모습을 그려 문에 붙여 나쁜 기운을 막는 풍속이 있었다.

  3.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語錄주석 2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