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三 232

용 장주가 명주로 돌아감을 보내며

送勇藏主還明

232.1
한문湘西昔日聊分袂,屈指年光逾十二,鑪峰看雪方偶仝,蓮嶠乘凉期遽遂(辛酉冬會圓通,壬寅夏回五祖)。甘露亭中水石奇,終朝竟日夫何為?
번역상서(湘西)에서 옛날 잠시 헤어진 뒤, 손꼽아 보니 세월이 열두 해가 넘었다. 향로봉(鑪峰)에서 눈 구경할 때 마침 함께했고, 연교(蓮嶠)에서 더위 식히자던 기약도 문득 이루어졌다.〔신유년 겨울 원통사에서 만나고, 임인년 여름 오조산으로 돌아왔다.〕① 감로정(甘露亭)에는 물과 돌이 기이한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했던가?
쉽게 읽기상서 땅에서 예전에 잠시 헤어진 뒤, 손꼽아 보니 세월이 열두 해를 넘었다. 여산 향로봉에서 눈 구경할 때 마침 함께했고, 연교에서 더위 식히자던 약속도 문득 이루어졌다.〔신유년 겨울에 원통사에서 만나고, 임인년 여름에 오조산으로 돌아왔다.〕 감로정에는 물과 돌이 기이한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했던가?
풀이 1
① 勇藏主를 명주(明州)로 보내는 장편 송별 게. 협주의 干支 ‘辛酉冬會圓通, 壬寅夏回五祖’ 가운데 壬寅(嘉祐 7년, 1062) 여름 오조산 우거는 광록 卷四 끝 自題의 ‘嘉祐七年壬寅夏 寓五祖之西堂’과 맞는다. 辛酉(1021·1081)는 백운 생애(1025~1072)와 맞지 않아 辛丑(1061) 등의 오각일 가능성이 있다(추정).
232.2
한문提盡古人未到處,從頭一一加針錐。有所益兮無所益,手不及處爭著力?渾圝無縫成兩邊,擲地金聲如瓦礫。有所損兮無所損,幾度和衣艸裏輥,
번역옛사람이 이르지 못한 곳을 다 들추어, 처음부터 하나하나 바늘과 송곳을 댔다. 보탬이 있는가 하면 보탬이 없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어찌 힘을 쓰랴? 둥글어 꿰맨 자국 없는 것이 두 쪽을 이룬다. 땅에 던지면 쇳소리 날 것도 기와 조각과 같다. 덜어 냄이 있는가 하면 덜어 냄이 없다. 몇 번이나 옷 입은 채 풀 속에 뒹굴었던가.
쉽게 읽기옛사람이 이르지 못한 자리를 남김없이 들추어, 처음부터 하나하나 바늘과 송곳으로 찔렀다. 보탬이 있는 듯해도 보탬이 없으니,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어떻게 힘을 쓰랴? 꿰맨 자국 없이 둥근 하나가 두 쪽을 이루고, 땅에 던지면 쇳소리 날 글도 깨진 기와 조각 같다. 덜어 냄이 있는 듯해도 덜어 냄이 없으니, 몇 번이나 옷 입은 채 풀밭에 뒹굴었던가.
232.3
한문樹頭驚起雙雙魚,石上迸出長長笋。問我肩笻擬何適?報云太虗藏鳥跡,便進欲隱彌露言,直得青天轟霹靂。阿呵呵!誰可悉?
번역나무 끝에서 물고기가 쌍쌍이 놀라 뛰어오르고, 돌 위로 길고 긴 죽순이 솟는다.② 지팡이 메고 어디로 가려느냐 내게 묻기에, ‘태허(太虛)에 새 자취를 감춘다’고 답했다. 이어 ‘숨기려 할수록 더 드러난다(欲隱彌露)’는 말을 건네니, 곧바로 푸른 하늘에 벼락이 친다. 아하하! 누가 다 알랴?
쉽게 읽기나무 끝에서 물고기가 쌍쌍이 놀라 뛰어오르고, 바위 위로 기다란 죽순이 솟구친다. 지팡이 메고 어디로 가려느냐 내게 묻기에, ‘텅 빈 허공에 새 발자국을 감춘다’고 답했다. 이어 ‘숨기려 할수록 더 드러난다’는 말을 건네니, 곧장 푸른 하늘에 벼락이 우르릉 쳤다. 아하하! 누가 다 알랴?
풀이 1
② 樹頭魚·石上笋나무 끝의 물고기, 돌 위의 죽순 — 이치로는 불가능한 활구(活句)의 정경.
232.4
한문砌下流泉忽倒流,嶺上白雲不敢白,
번역섬돌 아래 흐르는 샘이 문득 거꾸로 흐르고, 재 위의 흰 구름(白雲)은 감히 희지 못한다.
楊歧頂上眼未真,楊歧腦後眼豈親?當時一席三五百,透得金塵能幾人?
양기(楊歧) 정수리 위의 눈도 아직 참되지 못한데, 양기 뒤통수의 눈이 어찌 가까우랴?③ 그때 한자리의 삼백 오백 대중 가운데, 금 티끌(金塵)을 뚫은 이가 몇이나 되었던가?
君兮將適江東去,我已退藏不足豫,
그대는 강동(江東)으로 가려 하고, 나는 이미 물러나 숨어 즐길 것도 없다.
清風定播好音來,南北東西看獨步。
맑은 바람이 반드시 좋은 소식을 실어 올 것이니, 남북동서 어디서든 홀로 걷는(獨步) 모습을 볼 것이다.
쉽게 읽기섬돌 아래 흐르던 샘물이 문득 거꾸로 흐르고, 고개 위 흰 구름도 감히 희다고 나서지 못한다. 양기 스님 정수리의 눈도 아직 참되지 못한데, 양기 스님 뒤통수의 눈이 어찌 가까우랴? 그때 한자리에 모인 삼백, 오백 대중 가운데, 금 티끌을 뚫고 나간 이 몇이나 되었던가? 그대는 이제 강동으로 떠나려 하고, 나는 이미 물러나 숨어 따로 즐길 일도 없다. 맑은 바람이 반드시 좋은 소식을 실어 오리니, 동서남북 어디서든 홀로 걷는 그대 모습을 보리라.
풀이 1
③ 楊歧頂上眼·腦後眼스승 양기의 정수리·뒤통수 눈(격외의 정안)조차 아직 참되지 못하다는 역설의 겸사. 金塵을 뚫은 이가 드묾을 탄식한다.

광록 卷三 차례 (62편)

이 편의 낱말 6
  1. 廬山 여산

    강주(江州)에 있는 이름난 산으로, 여부(廬阜)·광려(匡廬)라고도 한다. 귀종사(歸宗寺)·서현사(棲賢寺)·원통사(圓通寺) 같은 선원이 많았다. 백운은 양기 스님 곁을 떠나 이 산에 노닐다가 원통거눌(圓通居訥)의 천거로 승천선원의 주지가 되었다.

  2. 圓通禪院 원통선원

    여산(廬山)에 있던 절로, 정식 이름은 원통숭승선원(圓通崇勝禪院)이다. 원통거눌(圓通居訥)이 오래 머물러 '원통 눌'이라 불렸고, 백운수단(白雲守端)도 승천선원에 이어 이곳에 머물렀다. 백운은 이곳에서 자신을 '원통'이라 일컫기도 했다.

  3. 東山 동산

    기주(蘄州) 황매현의 산으로, 선종의 다섯째 조사 홍인(弘忍)이 법을 펴던 곳이다. 그래서 오조산(五祖山)이라고도 부르고, 홍인의 가르침을 '동산법문'이라 한다. 오조법연이 만년에 이곳에 머물러 '오조', '동산'이라 불렸다.

  4. 針錐 침추

    바늘과 송곳이다. 선문에서는 배우는 이의 병통을 날카롭게 찔러 일깨우는 가르침을 이른다. 거꾸로 함부로 찔러 대는 군더더기 가르침을 꾸짖을 때는 '바늘과 송곳을 어지러이 대지 말라'고 한다.

  5. 楊岐方會 양기방회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992~1049)이다. 자명초원(慈明楚圓)의 법을 잇고 원주(袁州) 양기산에서 법을 폈다. 그 법맥을 양기파라 부르며, 백운수단(白雲守端)·오조법연을 거쳐 원오극근에게 이어졌다.

  6. 頂門眼 정문안

    정수리에 달렸다는 셋째 눈이다. 두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꿰뚫어 보는 남다른 안목을 비유한다.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이 눈을 셋 가졌다는 데서 빌려 온 말이다.

게송·시 偈頌주석 3낱말 6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