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41

상당 — 유마의 침묵을 드날리다

上堂 淨名杜口行私路

141.1
한문上堂,僧問:淨名杜口行私路,和尚如何為闡揚?師云:東行不見西行利。
번역상당했다. 한 승이 물었다. “정명(淨名)은 입을 닫고(杜口) 남모르는 길을 갔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그것을 드러내시겠습니까?” 선사가 말했다. “동쪽으로 가서는 서쪽으로 가는 이로움을 보지 못한다.”
僧云:恁麼則一出一沒。師云:在什麼處?
승이 말했다. “그렇다면 한 번 나오고 한 번 잠기는 것입니다.” 선사가 말했다. “어디에 있는가?”
僧便喝,師云:猶在者裏。僧云:莫道不逢人。師云:更須子細。
승이 곧 할을 했다. 선사가 말했다. “아직 여기에 있다.” 승이 말했다. “사람을 못 만났다고는 하지 마십시오.” 선사가 말했다. “더 자세히 살펴야 한다.”
쉽게 읽기상당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유마 거사는 입을 다문 채 남모르는 길을 갔습니다. 스님은 그 뜻을 어떻게 드러내시겠습니까?” 선사가 답했다. “동쪽으로 가는 사람은 서쪽으로 가는 이로움을 보지 못한다.” 스님이 “그렇다면 한 번 드러나고 한 번 숨는 것이겠습니다” 하자, 선사는 “어디에 있느냐?” 했다. 스님이 곧바로 할을 하자, 선사는 “아직 여기에 머물러 있구나” 했다. 스님이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는 하지 마십시오” 하자, 선사는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했다.
풀이 1
① 淨名杜口 정명두구『유마경』 불이법문품에서 문수의 물음에 유마가 끝내 침묵(默然無言)으로 답한 ‘유마일묵(維摩一默)’. 그 침묵을 어떻게 말로 드러내겠느냐는 물음이다.
141.2
한문師乃云:此事有一人擔得起,價直三千大千世界;有一人擔不得,不直半文錢。且道三千大千世界即是?不直半文錢即是?乃云:不見道:知恩方解報恩
번역선사가 이어서 말했다. “이 일은, 어떤 사람이 짊어지면 그 값이 삼천대천세계와 맞먹는다. 어떤 사람은 짊어지지 못하니, 반 푼어치도 안 된다. 말해 보라. 삼천대천세계가 옳은가, 반 푼어치도 안 되는 것이 옳은가?” 그러고는 말했다. “보지 못했는가. ‘은혜를 알아야 비로소 은혜를 갚을 줄 안다.’”
쉽게 읽기선사가 이어서 말했다. “이 일은, 짊어질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 값이 온 우주와 맞먹고, 짊어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반 푼어치도 안 된다. 말해 보라, 온 우주와 맞먹는 것이 옳은가, 반 푼어치도 안 되는 것이 옳은가?” 그러고는 말했다. “이런 말을 듣지 못했는가. ‘은혜를 알아야 비로소 은혜를 갚을 줄 안다.’”

광록 卷二 차례 (78편)

이 편의 낱말 3
  1. 維摩大士 유마대사

    유마힐(維摩詰) 거사를 높여 이른 말이다. 부처님 당시 비야리성에 살던 재가 보살로, 『유마경』의 주인공이다. 병문안 온 문수(文殊) 보살에게 침묵으로 '둘 아닌 법문'을 보였다. 세속에 살며 도를 이룬 거사의 본보기로 꼽힌다.

  2. 喝 할

    큰 소리로 꾸짖듯 내지르는 외마디 고함이다. 선문에서는 배우는 이의 분별과 망설임을 단번에 끊어 버리는 수단으로 쓴다. 임제(臨濟)가 특히 즐겨 써서, 덕산(德山)의 몽둥이(방, 棒)와 함께 '덕산방 임제할'이라 일컫는다. 임제는 할의 쓰임을 넷으로 나누어 보이기도 했다.

  3. 大千世界 대천세계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의 준말이다. 해와 달과 수미산을 갖춘 한 세계가 천 개 모여 소천세계, 그것이 천 개 모여 중천세계, 다시 천 개 모여 대천세계가 된다. 끝없이 넓은 온 우주를 이른다.

서주 백운산 해회선원 어록 舒州白雲山海會禪院語錄주석 1낱말 3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