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29
상당 — 법도 버리거늘
上堂 法尚應捨
129.1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법도 버려야 한다.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①” 주장자를 들고 말했다. “이 주장자는 어떻게 버리겠는가? 또 어떻게 ‘법 아닌 것’을 말하겠는가?” 한참 있다가 말했다. “콧구멍을 두들겨 떨어뜨리고, 눈동자를 드러낸다.” 그러고는 선상을 한 번 쳤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법마저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이야 말할 것도 없다.” 주장자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 주장자는 어떻게 버리겠는가? 또 무엇을 두고 ‘법 아닌 것’이라 하겠는가?” 한참 있다가 말했다. “콧구멍을 두들겨 떨어내고, 눈동자를 드러낸다.” 그러고는 선상을 한 번 내리쳤다.
풀이 1
① 法尚應捨, 何況非法(법상응사, 하황비법)『금강경』의 구. 법이라는 뗏목마저 버려야 하거늘 법 아닌 것이야 말할 것 없다는 뜻.
이 편의 낱말 4
- 拄杖 주장
선사가 짚는 지팡이, 곧 주장자(拄杖子)다. 상당 때 이것을 들어 보이거나 바닥·법상을 내리쳐 법을 드러내므로, 선사의 손에 든 대표적인 법구(法具)가 되었다. 주장자 자체가 문답의 화두가 되기도 한다.
- 鼻孔 비공
콧구멍이다. 선문에서는 사람마다 본래 갖춘 근본 생명, 곧 본래면목을 빗대는 말로 쓴다. '콧구멍을 잃는다'는 그 근본을 놓친다는 뜻이고, '남의 콧구멍을 쥐고 끈다'는 상대를 마음대로 휘어잡는다는 뜻이다. 같은 뜻으로 비두라고도 쓴다.
- 眼睛 안정
눈동자다. 선문에서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바른 안목, 또는 사람마다 본래 갖춘 참된 눈을 가리킨다. 콧구멍(鼻孔)과 함께 자기 본래의 모습을 이르는 말로도 쓰고, '눈동자를 바꿔 끼운다'는 말로 견해를 통째로 뒤바꾸는 일을 이른다.
- 禪床 선상
좌선하는 평상, 또 선사가 올라앉아 법을 설하는 높은 자리다. 상당한 선사는 말을 맺으며 손이나 주장자로 선상을 치거나, 선상에서 내려오는 몸짓으로 법을 보이기도 한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