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금강경 · 27분

끊음도 없앰도 없다

無斷無滅分 第二十七

27.1
구마라집「須菩提!汝若作是念:『如來不以具足相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현장佛告善現:「於汝意云何?如來、應、正等覺以諸相具足現證無上正等覺耶?
부처님께서 선현(善現)에게 이르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 · 응공(應) · 정등각(正等覺)이 모든 모양을 갖춤으로써 위없는 바른 깨달음(無上正等覺)을 몸소 증득하였느냐?
구마라집須菩提!莫作是念:『如來不以具足相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여래께서는 갖춘 모양으로 말미암지 않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다'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마라."
현장善現!汝今勿當作如是觀。
선현아, 너는 이제 이렇게 보아서는 안 된다.

구마라집 역에 없음

왜 그런가? 선현아, 여래 · 응공 · 정등각은 모든 모양을 갖춤으로써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몸소 증득하지 않았다.
풀이 5
① 여기서 '그런 생각을 하지 마라(莫作是念)'가 막는 것은 '여래는 갖춘 모양으로 말미암지 않고 보리를 얻었다'는 생각이다. 앞 분에서 모양으로 여래를 볼 수 없다고 하자 아예 모양을 내버리는 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는다는 데 주석서들이 한결같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갖춘 모양을 복덕의 모양으로 보아, 보살이 닦는 복덕이 보리의 원인이 안 된다는 생각을 끊는다고 푼다(具足相即福德相也). 『금강경해의(金剛經解義)』(X24n0459)는 수보리가 참 몸은 모양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서른두 가지 맑은 행을 닦지 않아도 보리를 얻는다고 여기자 부처가 이를 막았다고 푼다. 당나라 종밀(宗密)의 소에 송나라 자선(子璿)이 기를 붙인 『금강경소기과회(金剛經疏記科會)』(X25n0491)는 같은 말이 두 번 나오는 것을 '글의 형세는 거듭된 듯하나 뜻은 거듭이 아니니, 앞은 생각을 들고 뒤는 막는다(文勢似重,意實不重,但前敘後遮也)'고 설명한다.
현장 역에서는 부처가 '모든 모양을 갖춤으로써 깨달았느냐'고 묻고 그렇게 보지 말라 한 뒤, '여래는 모든 모양을 갖춤으로써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증득하지 않았다'고 까닭을 든다. 구마라집 역의 같은 자리를 주석서들이 '모양으로 말미암지 않고 얻었다는 생각'을 막는 말로 읽는 것과 방향이 거꾸로다. 현장 역은 앞 분의 '모양을 갖춘 것으로 여래를 보지 말라'를 이어 가고, 끊어 없앰을 막는 말은 뒤의 '무너지거나 끊어진다고 하는 조그만 법도 세우지 않는다'에 맡긴다.
27.2
구마라집「須菩提!汝若作是念:『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說諸法斷滅相。』
"수보리야, 네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낸 이는 모든 법이 끊어져 없어진 모양(斷滅相)을 말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현장「復次,善現!如是發趣菩薩乘者,頗施設少法若壞若斷耶?
또 선현아, 이와 같이 보살승(菩薩乘)에 나아가기로 마음을 낸 이들이 무너지거나 끊어진다고 하는 조그만 법이라도 세워 말하느냐?
구마라집莫作是念。
그런 생각을 하지 마라.
현장善現!汝今勿當作如是觀。
선현아, 너는 이제 이렇게 보아서는 안 된다.
구마라집何以故?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於法不說斷滅相。
왜 그런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낸 이는 법에 대해 끊어져 없어진 모양을 말하지 않는다."
현장諸有發趣菩薩乘者,終不施設少法若壞若斷。
보살승에 나아가기로 마음을 낸 이들은 끝내 무너지거나 끊어진다고 하는 조그만 법도 세워 말하지 않는다."
풀이 3
② 단멸상(斷滅相)은 모든 것이 끊어져 아무것도 없다고 보는 견해다. 명나라 원현(元賢)의 『금강경약소(金剛經略疏)』(X25n0482)는 모양을 떠나 부처를 구하는 것이 곧 모든 법을 단멸로 말하는 것이라 하고, 보리를 구하는 이는 만 가지 행 가운데 한 법도 버리지 않는다(萬行門中不捨一法)고 한다. 청나라 통리(通理)의 『금강신안소경게합석(金剛新眼疏經偈合釋)』(X25n0487)은 '차라리 있음에 집착하기를 수미산만큼 할지언정 공에 집착하기를 겨자씨만큼도 하지 말라(甯使著有如須彌山,不使著空如芥子許)'는 말을 들어 이 경계를 무겁게 본다.
교감 · 汝若作是念저본 글자: 「汝若作是念」 — CBETA 교정을 따름(T08n0235 p0752a22 · CBETA 新增校注 「汝【CB】【麗-CB】【磧-CB】,[-]【大】」). 大正藏 원본은 「須菩提!若作是念」으로 「汝」가 없다. 같은 분 앞 「須菩提!汝若作是念」과 같은 꼴이고, 주석서 경문 34종도 모두 「汝」가 있다.
교감 ·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說諸法斷滅相이본 대조(대정장 교주 0752003 · 0752004, T08n0235 p0752a22~23): 「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說諸法斷滅相」 — 宋 · 元 · 明本은 「…三菩提心者」(17분과 같은 이문), 宋 · 元 · 明本과 宮本은 끝의 「相」이 없어 「說諸法斷滅」. CBETA 금강경 주석서 경문도 「心者」 33종 · 「者」 4종, 「相」 없음 33종 · 있음 2종(『金剛經解義』 X24n0459 p0531a15 · 道川 『金剛經註』 X24n0461 p0562a02)으로 이문 쪽이 많다. 바로 뒤 「於法不說斷滅相」에는 이문이 없고 뜻은 같다 — 저본대로 둔다.
해설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은 '끊음도 없앰도 없다'라는 뜻이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은 '끊음도 없앰도 없다'라는 뜻이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이 분을 스물셋째 '부처의 과위는 복덕의 모양과 상관없다는 의심을 끊음(斷佛果非關福相疑)'으로 두고, 앞 분의 '모양으로 부처를 보지 말라'에서 이어진다고 본다. 다음 28분의 보시 견줌은 이 의심을 비유로 다시 일러 주는 대목으로 함께 읽는다(下又設喻以告).

청나라 서발(徐發)의 『금강경영설(金剛經郢說)』(X25n0488)은 이 경이 줄곧 쓸어 내고(掃) 건져 내기(救)를 번갈아 한다고 본다. 5분의 '무릇 있는 모든 모양은 다 허망하다'는 쓸어 냄이고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본다'는 건져 냄인 것처럼, 경 전체가 그런 말투인데, 끝에 이르러서야 '끊어져 없어진 모양을 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힌다는 것이다. 모양을 떠나라는 앞의 말들이 허무로 읽히지 않게 막는 분이다.

차례 (32분)

이 분의 낱말 3
  1. 須菩提 수보리

    부처님의 십대제자(十大弟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공(空)의 이치를 가장 잘 알아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 불린다. 선길(善吉) · 선현(善現) · 공생(空生)이라고도 옮긴다. 태어나던 날 집 안이 텅 비어 공생이라 했고, 그것이 뒷날 공을 깨칠 조짐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2. 如來 여래

    부처님을 부르는 열 가지 이름 가운데 하나다. 진리에서 와서 진리대로 가르친다는 뜻으로 풀며, 경전에서 부처님이 스스로를 가리킬 때도 쓴다. 『금강경』은 여래란 어디서 오는 것도 없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어서 여래라 한다고 말한다.

  3. 阿耨多羅三藐三菩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부처님이 이룬 깨달음을 옛 소리 그대로 옮긴 말이다. '위없이 바르고 두루 한 깨달음'이라는 뜻으로,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이라고도 옮긴다.

문단 2주석 2교감 2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

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姚秦 天竺三藏 鳩摩羅什 譯)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조계종 표준 금강경》(2009)이 더한 8곳 18자를 넣었습니다. 더한 곳과 다른 판의 글자는 교감에 남겼습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