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38

상당 — 주장자도 잊어버렸다

上堂 · 適來思量得一則因緣

38
한문上堂云:「適來思量得一則因緣,而今早忘了也,却是拄杖記得。」乃拈起拄杖云:「拄杖子也忘了。」遂卓一下云:「同坑無異土。咄!」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방금 인연(因緣) 이야기 하나를 헤아려 냈는데, 지금 벌써 잊어버렸다. 도리어 주장자가 기억하고 있다.” 그러고는 주장자를 집어 들고 말했다. “주장자도 잊어버렸다.” 마침내 한 번 내리치고 말했다. “한 구덩이에는 다른 흙이 없다. 쯧(咄)!”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아까 옛이야기 하나를 궁리해 두었는데, 지금 벌써 잊어버렸다. 그래도 주장자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고는 주장자를 집어 들고 말했다. “주장자도 잊어버렸구나.” 이어서 주장자로 바닥을 한 번 내리찍고 말했다. “한 구덩이 흙은 다 같은 흙이다. 쯧!”
풀이 2
교감 · 而今早忘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0, X68n1315 p0132b04): 「而今早忘了也」 — 古尊宿本 「而念早忘了也」. 저본이 옳다(‘지금은 벌써 잊었다’).
해설한 인연(공안)을 헤아려 냈다가 곧 잊었다고 하고, 그것을 주장자는 기억하고 있다더니 다시 그…

한 인연(공안)을 헤아려 냈다가 곧 잊었다고 하고, 그것을 주장자는 기억하고 있다더니 다시 그 주장자마저 잊었다고 이어 가는 연극적 구성이다. 기억과 망각을 오가며 '이야깃거리'를 계속 지워 나가, 붙잡을 대상 자체를 남기지 않는다. 마침내 주장자로 한 번 내리치고 '한 구덩이에 다른 흙이 없다(同坑無異土)'고 하는데, 이는 결국 다 한통속·한자리라는 뜻이며, 끝의 '쯧(咄)'은 남은 분별마저 쫓아 버리는 할성(喝聲)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2
  1. 拄杖 주장

    선사가 짚는 지팡이, 곧 주장자(拄杖子)다. 상당 때 이것을 들어 보이거나 바닥·법상을 내리쳐 법을 드러내므로, 선사의 손에 든 대표적인 법구(法具)가 되었다. 주장자 자체가 문답의 화두가 되기도 한다.

  2. 同坑無異土 동갱무이토

    '한 구덩이에서 나온 흙은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다 한통속이라 나을 것이 없다는 뜻으로, 선사들이 문답하는 두 사람을 함께 꾸짖거나 스스로를 낮출 때 쓴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1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2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