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下 321

기주 통판 이 조봉의 시에 운을 따라 답함

次韻詶蘄倅李朝奉

321
한문

諦當之言不在多,文殊不二問維摩,趙州眼爍四天下,賴有同參凌行婆。

번역

「참되고 꼭 맞는 말은 많은 데 있지 않다.

문수(文殊)가 유마(維摩)에게 둘 아닌 법, 불이(不二)를 물었다.

조주(趙州)의 눈은 온 천하를 환히 비추었지만

다행히 함께 공부한 능행파(凌行婆)가 있었다.」

쉽게 읽기

꼭 맞는 참된 말은 많은 데 있지 않으니

문수가 유마에게 둘 아닌 법을 물었다

조주 스님의 눈빛은 온 세상을 환히 비추었지만

다행히 함께 공부한 벗, 능행파 노파가 있었다

풀이 2
해설참된 말은 많은 데 있지 않다는 전제 아래 세 가지 유명한 공안을 나란히 든 게송이다. 문수(文殊)가…

참된 말은 많은 데 있지 않다는 전제 아래 세 가지 유명한 공안을 나란히 든 게송이다. 문수(文殊)가 유마(維摩)에게 불이법문(不二法門)을 묻자 유마가 침묵으로 답한 '유마일묵(維摩一默)', 그리고 조주(趙州)와 관련된 화두를 들어, 진리가 언설을 넘어선 자리임을 보인다. 특히 능행파(凌行婆)가 조주의 말을 전해 듣고 '조주의 눈이 광명을 놓아 사천하를 비춘다'고 감탄한 이야기(『景德傳燈錄』 권8)를 끌어와, 뛰어난 안목의 선지식에게도 함께 겨룰 만한 상대가 있었음을 짚으며 언어 이전의 소식을 환기한다.

卷下 차례 (130단)

이 단의 낱말 3
  1. 維摩大士 유마대사

    유마힐(維摩詰) 거사를 높여 이른 말이다. 부처님 당시 비야리성에 살던 재가 보살로, 『유마경』의 주인공이다. 병문안 온 문수(文殊) 보살에게 침묵으로 '둘 아닌 법문'을 보였다. 세속에 살며 도를 이룬 거사의 본보기로 꼽힌다.

  2. 不二門 불이문

    '둘이 아닌 법의 문', 곧 불이법문(不二法門)이다. 『유마경』에서 여러 보살이 나고 죽음처럼 둘로 갈라 보는 마음을 넘어서는 길을 저마다 말했는데, 마지막에 유마거사는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것으로 답했다.

  3. 凌行婆 능행파

    당나라 때의 안목 높은 노파다. 부배(浮盃) 화상을 찾아가 '힘을 다해도 말할 수 없는 한 구절은 누구에게 맡기느냐'고 물어 겨루었고,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조주와도 게송을 주고받으며 '조주의 눈빛이 온 세상을 비춘다'고 했다.

게송 偈頌주석 2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