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오조법연 · 卷下 320
오 도조의 시에 운을 따라 답함
次韻詶吳都曹
山家旨趣最幽微,路轉峯回到者稀,一鉢黃菁消永日,滿頭白髮已玄機。遶巖瀑布窓前落,哭月狂猿嶺上飛,自得平生觀不足,那知浮世是兼非。
「산에 사는 뜻과 멋은 더없이 그윽하고 미묘하다.
길 돌고 봉우리 굽어 여기 이르는 이가 드물다.
누런 나물(黃菁) 한 발우로 긴 하루를 보내고
머리 가득한 흰머리에 벌써 깊은 이치가 깃들었다.
바위를 두른 폭포는 창 앞으로 떨어지고
달 보고 우는 미친 원숭이는 고개 위로 날아오른다.
평생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얻었으니
뜬세상의 옳고 그름을 어찌 알겠는가.」
산에 사는 이의 뜻과 멋은 더없이 그윽하고 미묘하니
길이 돌고 봉우리가 굽이쳐 여기까지 오는 이가 드물다
누런 산나물 한 그릇으로 긴 하루를 보내고
머리 가득한 흰머리에 벌써 깊은 이치가 배어 있다
바위를 감돌아 흐르는 폭포는 창 앞으로 떨어지고
달을 보고 울부짖는 원숭이는 고개 위를 날뛴다
평생 보고 또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것을 스스로 얻었으니
뜬세상의 옳고 그름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해설산거의 그윽한 정취와 오도(悟道)의 경지를 함께 읊은 율시다. 누런 나물(黃菁) 한 발우로 긴 하루를…
산거의 그윽한 정취와 오도(悟道)의 경지를 함께 읊은 율시다. 누런 나물(黃菁) 한 발우로 긴 하루를 나고 백발에 현묘한 이치가 깃들었다는 것은, 청빈한 살림 속에서 익어간 수행의 경지를 그린다. 폭포와 우는 원숭이의 자연 경물이 대구를 이루며 속세와 절연한 산중의 청적(淸寂)을 채운다. 마지막의 '평생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것을 얻었다'는 구와 '뜬세상 시비를 헤아리지 않는다'는 구는 시비분별을 넘어선 무심(無心)의 자재함을 드러낸다.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