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下 263

앓다가 일어나서

病起

263
한문

病來又病皮黏骨,抖擻起來無一物,行不成步語聲低,鼻孔依前空突兀。

번역

“앓고 또 앓아 살갗이 뼈에 붙었는데

떨치고 일어나니 한 물건도 없다.

걸어도 걸음이 안 되고 말소리도 낮은데

콧구멍은 예전대로 부질없이 우뚝하다.”

쉽게 읽기

앓고 또 앓아 살가죽이 뼈에 달라붙었는데

툭툭 털고 일어나 보니 한 물건도 없다

걸으려 해도 걸음이 안 되고 목소리는 가늘어졌지만

콧구멍만은 예전 그대로 덩그러니 우뚝하다

해설거듭된 병으로 살갗이 뼈에 붙을 만큼 여윈 몸을 사실적으로 그리다가, '떨치고 일어나니 한 물건도…

거듭된 병으로 살갗이 뼈에 붙을 만큼 여윈 몸을 사실적으로 그리다가, '떨치고 일어나니 한 물건도 없다(無一物)'로 전환한다. 육조(六祖)의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을 병든 몸의 실감으로 되살린 것이다. 걸음도 못 잇고 말소리도 낮아진 노쇠한 몸이지만, '콧구멍은 예전대로 우뚝하다'는 결구로 병들고 늙어도 조금도 축나지 않는 본분 자리를 익살스럽게 드러낸다. 콧구멍은 선어에서 본래면목·본분의 상징으로 자주 쓰인다.

卷下 차례 (130단)

게송 偈頌해설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