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一 9
서현사에 이르러 상당
到棲賢上堂 承天自開堂後
9.1
한문到棲賢,上堂云:承天自開堂後,便安排些葛藤來山南東葛西葛,却為在歸宗開先,萬杉一時打揲却了也。
번역서현사에 이르러 상당하여 말했다. “승천은 개당한 뒤로 말의 덩굴(葛藤)을 좀 마련하여, 산남(山南)에 와서 동으로 얽고 서로 얽어 볼 참이었다. 그런데 귀종·개선·만삼에서 한꺼번에 다 털어 써 버렸다.
今日到三峽會裏,大似臨嫁醫癭,卒著手脚不辦。幸望大眾不怪,伏惟珍重。
오늘 삼협(三峽)의 법회에 오니, 꼭 시집갈 날이 닥쳐서야 혹을 고치려는 꼴이다. 갑자기 손도 발도 쓸 수가 없다. 부디 대중은 탓하지 말라. 삼가 몸조심들 하시라.”
쉽게 읽기서현사에 가서 상당하여 말했다. “나 승천은 개당한 뒤로 말의 덩굴을 조금 마련해서, 여산 남쪽 땅에 와서 이리저리 얽어 볼 참이었다. 그런데 귀종사·개선사·만삼사에서 한꺼번에 다 털어 써 버렸다. 오늘 삼협의 법회에 오니, 꼭 시집갈 날이 닥쳐서야 목의 혹을 고치려는 꼴이라, 갑자기 손도 발도 쓸 수가 없다. 부디 대중은 탓하지 말기 바란다. 모두 몸 잘 살피라.”
풀이 1
① 臨嫁醫癭 임가의영시집갈 때가 닥쳐서야 혹을 고치려 함 — 때늦은 부질없음을 비유.
이 편의 낱말 3
- 承天禪院 승천선원
강주(江州)에 있던 절이다. 백운수단(白雲守端)이 여산의 원통거눌(圓通居訥)에게 천거받아 처음 주지가 되어 법을 편 곳이다. 백운은 이곳에서 설법할 때 자신을 흔히 '승천'이라 일컬었다.
- 葛藤 갈등
칡과 등나무 덩굴이다. 덩굴처럼 얽히고설킨 말과 글, 곧 깨달음에 보탬이 안 되는 군더더기 말을 이른다. 선사들은 자기 법문을 낮추어 '갈등'이라 부르기도 했다.
- 廬山 여산
강주(江州)에 있는 이름난 산으로, 여부(廬阜)·광려(匡廬)라고도 한다. 귀종사(歸宗寺)·서현사(棲賢寺)·원통사(圓通寺) 같은 선원이 많았다. 백운은 양기 스님 곁을 떠나 이 산에 노닐다가 원통거눌(圓通居訥)의 천거로 승천선원의 주지가 되었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