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82

해제 상당 — 동을 헐어 서를 깁다

上堂 禁足九旬今已滿

182.1
한문上堂,僧問:禁足九旬今已滿,蠟人輕重請師分。師云:自己施為猶不可,誰能更去管閒人?
번역상당했다. 한 승이 물었다. “금족(禁足) 아흔 날이 이제 다 찼습니다. 밀랍 사람(蠟人)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스님께서 가려 주십시오.” 선사가 말했다. “자기가 하는 일도 오히려 옳지 못한데, 누가 다시 남의 일까지 참견하겠는가?”
僧云:恁麼則斤兩分明。師云:相逢盡道休官去,林下何曾見一人?
승이 말했다. “그렇다면 근과 냥이 분명합니다.” 선사가 말했다. “서로 만나면 다들 벼슬 버리고 떠난다 말하지만, 숲속에서 그런 사람을 하나라도 본 적이 있던가?”
僧云:六六三十六。師云:更道看。僧云:一二三。師云:大眾證明。
승이 말했다. “육륙은 삼십육입니다.” 선사가 말했다. “더 말해 보라.” 승이 말했다. “하나, 둘, 셋.” 선사가 말했다. “대중이 증명하라.”
쉽게 읽기상당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산문 밖 출입을 끊고 지낸 아흔 날이 이제 다 찼습니다. 밀랍 인형의 무게를 달듯, 이번 철 공부가 무거운지 가벼운지 스님께서 가려 주십시오.” 선사가 답했다. “제가 하는 일도 오히려 옳지 못한데, 누가 다시 한가한 남의 일까지 참견하겠느냐?” 스님이 “그렇다면 근과 냥이 분명합니다” 하자, 선사는 “만나는 사람마다 벼슬을 버리고 떠나겠다 말하지만, 숲속에서 그런 사람을 하나라도 본 적이 있던가?” 했다. 스님이 “육륙은 삼십육입니다” 하자, 선사는 “더 말해 보라” 했다. 스님이 “하나, 둘, 셋” 하자, 선사는 “대중이 증명하라” 했다.
풀이 1
① 禁足九旬 금족구순안거를 마치는 날의 물음. 蠟人輕重은 밀랍 인형의 무게를 재듯 이번 철 공부를 가늠해 달라는 것. ‘동을 헐어 서를 깁는다(移東補西)’는 방편으로 이리저리 말해 온 한철 살림의 자평.
182.2
한문乃云:白雲又得一夏,說盡靈山舊話。雖然移東補西,直到如今話覇。
번역이에 말했다. “백운이 또 한 철 여름 안거를 났다. 영산(靈山)의 묵은 이야기를 다 말했다. 동쪽을 헐어 서쪽을 기웠지만(移東補西), 지금까지 그저 이야깃거리로 남았을 뿐이다.”
쉽게 읽기선사가 이어서 말했다. “백운이 또 한 여름 안거를 나면서, 영산의 묵은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동쪽 것을 헐어 서쪽을 기우듯 이리저리 메워 왔지만, 결국 지금까지 남의 이야깃거리로 남았을 뿐이다.”

광록 卷二 차례 (78편)

이 편의 낱말 2
  1. 安居 안거

    스님들이 해마다 석 달 동안 한곳에 머물며 바깥출입을 끊고 수행에만 힘쓰는 일이다. 본래 인도의 우기에 돌아다니다 벌레를 밟아 죽이지 않도록 한 데서 비롯했다. 선원에서는 음력 사월 보름에 시작해 칠월 보름에 마친다.

  2. 靈山 영산

    영취산(靈鷲山)의 준말이다. 인도 왕사성(王舍城) 곁의 산으로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곳이다. 석가가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은 염화(拈花) 이야기의 무대이다.

서주 백운산 해회선원 어록 舒州白雲山海會禪院語錄주석 1낱말 2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