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37

곽 장관에게 답한 산송 — 습자 첫걸음

郭長官入山師上堂 夜來枕上作得箇山頌

137.1
한문郭長官入山,師上堂云:夜來枕上作得箇山頌,謝功父大儒廬山二十年之舊,今日遠訪白雲之懃,
번역곽 장관(郭長官)이 산에 들어오자 선사가 상당하여 말했다. “어젯밤 베갯머리에서 산송(山頌) 하나를 지었다. 큰 선비 공보(功父)가 여산(廬山)에서 맺은 이십 년 옛정과, 오늘 멀리 백운을 찾아 준 정성에 사례하려는 것이다.
當須舉與大眾,請已後分明舉似諸方。
마땅히 대중에게 들어 보이겠다. 앞으로 여러 곳에 분명히 들어 전해 주기 바란다.
此頌豈唯謝功甫大儒,直要與天下有鼻孔衲僧脫却著肉汗衫,莫言不道。
이 게송이 어찌 큰 선비 공보에게만 사례하는 것이겠는가. 곧바로 천하의 콧구멍 달린 납승들에게 살에 붙은 땀 적삼(著肉汗衫)을 벗겨 주려는 것이다. 말해 주지 않았다고 하지 마라.”
쉽게 읽기곽 장관이 산에 찾아오자 선사가 상당하여 말했다. “어젯밤 베갯머리에서 산중 노래 하나를 지었다. 큰 선비 공보가 여산에서 맺은 이십 년 옛 정을 잊지 않고, 오늘 멀리 백운을 찾아 준 그 정성에 답하는 것이다. 대중에게 들려줄 터이니, 앞으로 여러 곳에 가서 분명하게 전하라. 이 노래는 공보 선비에게만 답하는 것이 아니다. 천하의 콧구멍 달린 납승들이 살에 달라붙은 땀 적삼, 곧 집착을 벗어 버리게 하려는 것이다. 미리 말해 주지 않았다고 하지 마라.”
137.2
번역그러고는 말했다. “상대인(上大人), 구을기(丘乙己), 화삼천(化三千), 칠십사(七十士). 이소생(爾小生), 팔구자(八九子), 가작인(佳作仁), 가지례야(可知禮也).”①
쉽게 읽기그러고는 읊었다. “상대인, 구을기, 화삼천, 칠십사. 이소생, 팔구자, 가작인, 가지례야.” 아이들이 붓글씨를 처음 익힐 때 따라 쓰던 글씨본의 첫머리를 그 소리 그대로 읊은 것이다. 뜻을 새기기보다 글씨를 익히며 외던 글귀이다.
풀이 1
① ‘上大人 丘乙己…可知禮也’백운이 천하 대유에게 답하는 ‘산송’으로 어린이 습자문을 그대로 읊어, 지극한 법이 가장 낮고 흔한 자리에 있음을 짓궂게 보인 것.

광록 卷二 차례 (78편)

이 편의 낱말 7
  1. 郭祥正 곽상정

    북송의 시인이자 거사(1035~1113)다. 자는 공보(功甫), 호는 정공거사(淨空居士)로 당도(當塗) 사람이다. 백운수단(白雲守端)을 찾아가 깨우침을 얻었다 하여, 등록에서는 백운의 법을 이은 제자로 싣는다.

  2. 廬山 여산

    강주(江州)에 있는 이름난 산으로, 여부(廬阜)·광려(匡廬)라고도 한다. 귀종사(歸宗寺)·서현사(棲賢寺)·원통사(圓通寺) 같은 선원이 많았다. 백운은 양기 스님 곁을 떠나 이 산에 노닐다가 원통거눌(圓通居訥)의 천거로 승천선원의 주지가 되었다.

  3. 白雲守端 백운수단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1025~1072)으로, 양기방회(楊岐方會)의 법을 이었다. 서주(舒州) 백운산 해회선원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린다. 그 법이 오조법연(五祖法演)을 거쳐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 이어졌으니, 원오에게는 스승의 스승이 된다.

  4. 鼻孔 비공

    콧구멍이다. 선문에서는 사람마다 본래 갖춘 근본 생명, 곧 본래면목을 빗대는 말로 쓴다. '콧구멍을 잃는다'는 그 근본을 놓친다는 뜻이고, '남의 콧구멍을 쥐고 끈다'는 상대를 마음대로 휘어잡는다는 뜻이다. 같은 뜻으로 비두라고도 쓴다.

  5. 衲僧 납승

    누더기(衲) 옷을 입은 선승이다. 참선 수행자를 가리키는 선가의 상투어다.

  6. 貼肉汗衫 첩육한삼

    살에 착 달라붙은 땀 젖은 속적삼이다. 떼어 내기 가장 어려운 마지막 집착이나 알음알이를 비유한다. 선문에서는 이것마저 벗어 버려야 비로소 홀가분해진다고 말한다.

  7. 上大人 상대인

    옛날 아이들이 처음 붓글씨를 익히던 교본의 첫 구절이다. '상대인 구을기(上大人丘乙己)…'로 이어지는 쉬운 글자들이다. 선문에서는 누구나 아는 가장 쉬운 말로 깊은 뜻을 대신 보일 때 든다.

서주 백운산 해회선원 어록 舒州白雲山海會禪院語錄주석 1낱말 7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