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오조법연 · 卷上 54
상당 — 흐리멍덩한 녀석의 서른 해
上堂 · 事事盡經遍
54
한문上堂云:「太平淈𣸩漢,事事盡經遍,如是三十年,也有人讚歎。且道讚歎箇什麼好?箇淈𣸩漢。」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태평, 이 흐리멍덩한 놈은 일마다 죄다 두루 겪었다. 이렇게 지낸 지 서른 해다. 그래도 찬탄하는 사람이 있다. 자, 말해 보라. 무엇을 찬탄하는가? 참 좋은 흐리멍덩한 놈이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이 태평사의 나, 이 흐리멍덩한 녀석은 겪어 보지 않은 일이 없다. 이렇게 지낸 지가 어느덧 서른 해다. 그런데 누가 나를 칭찬한다. 말해 보라. 무엇을 칭찬한다는 말인가? 참 괜찮은 흐리멍덩이로구나.”
풀이 1
① 골돌한(淈𣸩漢)은 흐리멍덩하고 어리석은 자를 이르는 선문의 비칭이다.
해설'흐리멍덩한 놈(淈𣸩漢)'이라는 거친 자칭으로 자신을 낮추면서, 삼십 년간 온갖 일을 두루 겪어 왔음을…
'흐리멍덩한 놈(淈𣸩漢)'이라는 거친 자칭으로 자신을 낮추면서, 삼십 년간 온갖 일을 두루 겪어 왔음을 말한다. 남이 찬탄하자 '무엇을 찬탄하느냐, 참 좋은 흐리멍덩한 놈이로다'라고 되받는 것은, 밝음과 어리석음, 칭찬과 겸손의 분별을 함께 무너뜨리는 반어(反語)다. 세간의 총명·성취를 자랑삼지 않고 오히려 어리숙함 속에서 도의 원숙함을 드러내는 선가 특유의 화법을 보여 준다.
이 단의 낱말 1
-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清遠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