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31

흥화에 가서 상당 — 흰 소 수레의 소는 어디에

到興化上堂 · 世事冗如麻

31.1
한문到興化,上堂云:
번역흥화(興化)에 이르러 상당하여 말했다.
쉽게 읽기흥화에 가서 상당하여 말했다.
31.2
한문「世事冗如麻,
번역세상일은 삼처럼 어지럽고,
쉽게 읽기세상일은 삼대처럼 얽혀 어지럽고,
31.3
한문空門路轉賒,
번역공문(空門)의 길은 갈수록 아득하다.
쉽게 읽기부처님 문으로 가는 길은 갈수록 멀다.
31.4
한문青松林下客,
번역푸른 솔숲 아래의 나그네여,
쉽게 읽기푸른 솔숲 아래 머무는 나그네들,
31.5
한문幾個得歸家。
번역몇이나 제집으로 돌아갔는가.
쉽게 읽기몇이나 제 집에 돌아갔는가.
31.6
한문共唱胡笳曲,
번역함께 오랑캐 피리(胡笳) 가락을 부르며,
쉽게 읽기다 함께 오랑캐 피리 가락을 부르며,
31.7
한문分開五葉花,
번역다섯 잎의 꽃(五葉)을 피워 나눈다.
쉽게 읽기다섯 잎 꽃을 피워 나눈다.
풀이 1
31.8
한문幸逢諸道友,
번역다행히 여러 도반을 만났으니,
쉽게 읽기다행히 여러 도반을 만났으니,
31.9
한문同上白牛車。
번역함께 흰 소 수레(白牛車)에 오르자.
쉽게 읽기다 함께 흰 소가 끄는 수레에 오르자.
풀이 1
31.10
한문大眾!車在者裏,牛在什麼處?芳草渡頭尋不見,夜來依舊宿蘆花。」
번역대중이여, 수레는 여기 있는데 소는 어디에 있는가. 꽃다운 풀 우거진 나루터에서 찾아도 보이지 않더니, 밤이 되자 예전처럼 갈대꽃 아래 묵는다.
下座,甘露資長老,把師住云:「舒州管界,元來有箇草賊。」師云:「和尚也須隄防。」資擬議,師便拓開。
그러고는 자리에서 내려왔다. 감로(甘露)의 자(資) 장로가 선사를 붙잡고 말했다. “서주(舒州) 관내에 원래 좀도둑이 하나 있었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화상께서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자 장로가 무어라 헤아리려 하자, 선사가 곧 밀쳐 버렸다.
쉽게 읽기대중이여, 수레는 여기 있는데 소는 어디 있는가? 향기로운 풀 우거진 나루터에서는 찾아도 보이지 않더니, 밤이 되자 예전처럼 갈대꽃 아래 잠들어 있다. 그러고는 법상에서 내려왔다. 감로사의 자 장로가 스님을 붙들고 말했다. “서주 땅에 원래 좀도둑이 하나 있었구려.” 스님이 말했다. “스님도 단단히 조심하시오.” 자 장로가 무어라 말하려고 머뭇거리자, 스님이 곧바로 그를 밀쳐 버렸다.
풀이 1
③ 감로자장로(甘露資長老)는 감로사(甘露寺)의 자(資) 장로다. 상당 후 법연을 붙잡고 문답을 건 인물이다.
해설흥화(興化)에서의 게송과 문답으로 이루어진 긴 상당이다. 게송은 어지러운 세상사와 아득한 불도의 길…

흥화(興化)에서의 게송과 문답으로 이루어진 긴 상당이다. 게송은 어지러운 세상사와 아득한 불도의 길 위에서 도우(道友)들이 함께 '흰 소 수레(白牛車)'에 오르자고 권하는데, 이 백우거는 『법화경』 화택(火宅)의 비유에서 온 것으로 일불승(一佛乘)을 상징한다. 곧이어 '수레는 여기 있는데 소는 어디 있는가'라 물어 상징에 안주하지 못하게 뒤집고, 나루터에서 찾아도 안 보이던 소가 밤이면 갈대꽃 아래 예전처럼 묵는다는 이미지로 그 소가 늘 눈앞에 있음을 암시한다. 뒤이은 감로(甘露) 자(資) 장로와의 문답에서 '좀도둑'이라는 상대의 도발을 '화상도 조심하라'고 되받고, 상대가 머뭇거리는(擬議) 틈을 놓치지 않고 곧장 밀쳐 버리는데, 이 '헤아리는 순간을 치는' 방식은 사량분별을 끊는 선문 기봉(機鋒)의 전형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4
  1. 興化寺 흥화사

    흥화(興化)라는 이름을 가진 절이다. 당나라 때 위주(魏州)의 흥화사에는 임제의 제자 흥화존장이 머물렀고, 북송 때 회남 일대에도 같은 이름의 절이 여럿 있었다. 오조법연이 찾아가 상당한 흥화가 어느 고을의 절인지는 어록에 밝혀 있지 않다.

  2. 一花開五葉 일화개오엽

    '꽃 한 송이에 다섯 잎이 핀다'는 말이다. 달마 대사가 법을 전하며 남겼다는 게송의 한 구절로, 흔히 뒷날 선종이 위앙·임제·조동·운문·법안의 다섯 갈래로 나뉘어 꽃핀 것을 미리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3. 白牛車 백우거

    흰 소가 끄는 큰 수레로, 『법화경』의 불난 집 비유에 나온다. 아이들을 불난 집에서 꾀어내려고 세 가지 수레를 주겠다던 장자가, 나온 아이들에게 모두 크고 흰 소 수레를 주었다. 모든 이를 부처로 이끄는 하나의 가르침(일불승)을 뜻한다.

  4. 舒州 서주

    지금의 중국 안후이성 안칭(安慶) 일대에 있던 고을이다. 옛 이름을 따서 용서(龍舒)라고도 불렀다. 사면산·백운산·태평사·부산·용문산 같은 선원이 이 고을에 있어, 북송 때 양기파 선승들이 많이 머물렀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3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