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63

편액을 걸며 — 하나를 얻어 무엇을 하나

掛院額上堂 天得一以清

163.1
한문掛院額,上堂。僧問:天得一以清,地得一以寧,君王得一以治天下,衲僧得一堪作什麼?師云:苗從地斷。
번역선원의 편액을 거는 날 상당했다. 한 승이 물었다.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고, 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하고, 임금은 하나를 얻어 천하를 다스린다고 했습니다.① 납승은 하나를 얻어 무엇을 하겠습니까?” 선사가 말했다. “싹이 땅에서 잘린다.”
僧云:恁麼則寒來向火,飢來喫飯也。師云:十萬八千。
승이 말했다. “그렇다면 추우면 불을 쬐고,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이겠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십만 팔천 리다.”
僧云:是。師云:大眾見你。僧禮拜,師乃云:
승이 “옳습니다” 하자, 선사가 말했다. “대중이 그대를 본다.” 승이 절하자, 선사가 이어 말했다.
쉽게 읽기절의 편액을 거는 날 상당했다. 한 스님이 물었다.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고, 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하며, 임금은 하나를 얻어 천하를 다스린다고 했습니다. 납승은 하나를 얻어 무엇을 합니까?” 선사가 답했다. “싹이 땅에서부터 잘린다.” 스님이 “그렇다면 추우면 불을 쬐고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이겠습니다” 하자, 선사는 “십만 팔천 리나 멀다” 했다. 스님이 “그렇습니다” 하자, 선사는 “대중이 너를 보고 있다” 했다. 스님이 절하자 선사가 이어서 말했다.
풀이 1
① 天得一以清…『노자』 39장. 만물이 ‘하나(道)’를 얻어 제 노릇을 함을 든 뒤, 납승의 ‘하나’를 되묻는다.
163.2
한문龍舒海會有新聞,金牓高懸耀白雲,
번역“용서(龍舒) 해회에 새 소식이 있다. 금 편액이 높이 걸려 흰 구름에 빛난다.
樓閣不消彈指入,眉毛眼睫要須分。
누각에는 손가락 튕길 것도 없이 들어간다. 그러나 눈썹과 속눈썹(眉毛眼睫)은 반드시 가려야 한다.
眉毛眼睫有長有短,直饒道:不長不短,未出常見。更道:長長短短,雪上加霜。且道:如何即是?乃云:分。
눈썹과 속눈썹에는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다. 설령 ‘길지도 짧지도 않다’고 해도 상견(常見)을 벗어나지 못한다. 다시 ‘긴 것은 길고 짧은 것은 짧다’고 하면 눈 위에 서리를 더하는 격이다. 자, 말해 보라. 어떻게 해야 옳은가?” 그러고는 말했다. “가른다.”
쉽게 읽기“용서 해회사에 새 소식이 있으니, 금빛 편액이 높이 걸려 흰 구름 속에 빛난다. 누각에는 손가락 한 번 튕길 것도 없이 들어가지만, 눈썹과 속눈썹만은 반드시 가려내야 한다. 눈썹과 속눈썹에는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다. ‘길지도 짧지도 않다’고 해도 늘 그대로라는 치우친 견해를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긴 것은 길고 짧은 것은 짧다’고 하면 눈 위에 서리를 더하는 격이다. 말해 보라, 어떻게 해야 옳은가?” 그러고는 말했다. “가려라.”

광록 卷二 차례 (78편)

이 편의 낱말 4
  1. 衲僧 납승

    누더기(衲) 옷을 입은 선승이다. 참선 수행자를 가리키는 선가의 상투어다.

  2. 舒州 서주

    지금의 중국 안후이성 안칭(安慶) 일대에 있던 고을이다. 옛 이름을 따서 용서(龍舒)라고도 불렀다. 사면산·백운산·태평사·부산·용문산 같은 선원이 이 고을에 있어, 북송 때 양기파 선승들이 많이 머물렀다.

  3. 海會禪院 해회선원

    서주(舒州) 백운산(白雲山)에 있던 선원이다. 백운수단(白雲守端)이 승천·원통·법화·용문·흥화를 거쳐 이곳에 머물렀다. 뒤에 그의 제자 오조법연(五祖法演)도 이곳에 머물렀다.

  4. 雪上加霜 설상가상

    눈 위에 서리를 더한다는 말이다. 선문에서는 오늘날의 '엎친 데 덮친 격'과 달리, 이미 넉넉한 데에 쓸데없는 말과 풀이를 덧보태는 군더더기를 꾸짖는 말로 쓴다.

서주 백운산 해회선원 어록 舒州白雲山海會禪院語錄주석 1낱말 4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