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금강경 · 30분

하나로 합한 모양

一合理相分 第三十

30.1
구마라집「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以三千大千世界碎為微塵,
현장「復次,善現!若善男子或善女人,乃至三千大千世界大地極微塵量等世界,即以如是無數世界色像為墨如極微聚。
"또 선현(善現)아, 선남자나 선여인이 나아가 삼천대천세계 대지의 극미(極微)의 티끌 수만큼 많은 세계를, 곧 이와 같이 셀 수 없는 세계의 빛깔과 형상(色像)을 먹으로 삼아 극미의 덩어리처럼 만든다고 하자.
구마라집於意云何?是微塵眾寧為多不?」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티끌 무리가 많겠느냐?"
현장善現!於汝意云何?是極微聚寧為多不?」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극미의 덩어리가 많겠느냐?"
구마라집「甚多,世尊!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현장善現答言:「是極微聚甚多!世尊!甚多!善逝!
선현이 대답했다. "이 극미의 덩어리는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선서(善逝)시여!
구마라집何以故?若是微塵眾實有者,佛則不說是微塵眾。
왜 그렇겠습니까? 이 티끌 무리가 실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티끌 무리라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현장何以故?世尊!若極微聚是實有者,佛不應說為極微聚。
왜 그렇겠습니까? 세존이시여, 극미의 덩어리가 실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는 극미의 덩어리라 말씀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구마라집所以者何?佛說微塵眾,則非微塵眾,是名微塵眾。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티끌 무리는 곧 티끌 무리가 아닙니다. 이를 티끌 무리라 부릅니다.
현장所以者何?如來說極微聚即為非聚,故名極微聚。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여래께서 말씀하신 극미의 덩어리는 곧 덩어리가 아니니, 그러므로 극미의 덩어리라 부릅니다.
구마라집世尊!如來所說三千大千世界,則非世界,是名世界。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닙니다. 이를 세계라 부릅니다.
현장如來說三千大千世界即非世界,故名三千大千世界。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니니, 그러므로 삼천대천세계라 부릅니다.
구마라집何以故?若世界實有者,則是一合相。
왜 그렇겠습니까? 세계가 실로 있는 것이라면, 곧 일합상(一合相)입니다.
현장何以故?世尊!若世界是實有者,即為一合執,
왜 그렇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세계가 실로 있는 것이라면, 곧 하나로 합쳐 있다는 집착(一合執)이 됩니다.
구마라집如來說一合相,則非一合相,是名一合相。」
여래께서 말씀하신 일합상은 곧 일합상이 아닙니다. 이를 일합상이라 부릅니다."
현장如來說一合執即為非執,故名一合執。」
여래께서 말씀하신 하나로 합쳐 있다는 집착은 곧 집착이 아니니, 그러므로 하나로 합쳐 있다는 집착이라 부릅니다."
풀이 7
①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이 비유에서 세계를 법신에, 티끌을 응신에 견준다(言世界者,喻法身也;微塵者,喻應身也). 세계를 부수어 티끌을 만들면 티끌에 따로 다른 성품이 없고, 티끌을 합해 세계를 이루면 세계에 하나라는 성품이 없다. 그와 같이 법신과 응신은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니, 미륵의 게송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非一亦非異)'를 든다.
현장 역의 비유는 구마라집 역과 꼴이 다르다. 삼천대천세계 대지의 극미(極微) 수만큼 많은 세계를 두고, 그 빛깔과 형상(色像)을 먹으로 삼아 극미의 덩어리처럼 만든다고 한다. 구마라집 역이 한 세계를 부수는 데 비해, 현장 역은 셀 수 없는 세계를 가장 작은 알갱이까지 빻는 데로 크기를 키운다. 극미(極微)는 현장 역에서 이 분에 처음 나오는 말로, 물질을 더 나눌 수 없을 만큼 나눈 가장 작은 알갱이다.
일합집(一合執)은 현장 역에서 이 분에만 나오는 말이다. 구마라집 역이 '일합상(一合相)', 곧 모양이라 한 것을 현장 역은 '하나로 합쳐 있다는 집착'이라 하여, 그것이 세계 쪽의 모양이 아니라 보는 쪽의 붙잡음임을 드러낸다.
30.2
구마라집「須菩提!一合相者,則是不可說,但凡夫之人貪著其事。
"수보리야, 일합상이라는 것은 곧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범부들이 그 일에 탐내어 집착할 뿐이다."
현장佛言:「善現!此一合執不可言說、不可戲論,然彼一切愚夫異生強執是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이 하나로 합쳐 있다는 집착은 말할 수 없고 희론(戲論)할 수 없다. 그런데 저 모든 어리석은 이생(愚夫異生)들은 억지로 이 법에 집착한다."
풀이 2
③ '말할 수 없다(不可說)'를 『금강경주(金剛經註)』(X24n0454)는 '거짓 이름이라 바탕이 없으므로 정해 말할 수 없다(假名無體,不可定說)'고 하고, 범부는 어리석어 탐내어 집착하므로 실로 있다고 헤아린다고 푼다(貪著故計實). 범부가 집착하는 '그 일'은 세계를 실로 있는 하나의 덩어리로 여기는 일이다.
희론(戲論)은 현장 역에서 이 분에 처음 나오는 말로, 실다운 뜻 없이 이리저리 따지는 말이다. 현장 역은 일합집이 '말할 수 없다'에 '희론할 수 없다'를 더하고, 범부가 '억지로 이 법에 집착한다(強執是法)'고 하여, 25분과 같이 집착 쪽을 드러낸다.
해설일합이상분(一合理相分)은 '하나로 합한 모양의 이치'를 다룬다는 뜻이다. 분 이름은 주석서의 판에 따라…

일합이상분(一合理相分)은 '하나로 합한 모양의 이치'를 다룬다는 뜻이다. 분 이름은 주석서의 판에 따라 일합상리분(一合相理分)으로도 적힌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이 분을 스물다섯째 '법신과 화신이 하나냐 다르냐는 의심을 끊음(斷法身化身一異疑)'으로 두고, 앞 분에서 응신은 오가고 법신은 오가지 않는다고 하자 둘이 하나냐 다르냐는 의심이 일어났다고 본다. 13분에서 티끌과 세계를 '…이 아니다, 이를 …라 부른다'로 말한 것을 여기서는 둘의 관계, 곧 부수면 티끌이고 합하면 세계라는 데까지 밀고 간다.

차례 (32분)

이 분의 낱말 4
  1. 須菩提 수보리

    부처님의 십대제자(十大弟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공(空)의 이치를 가장 잘 알아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 불린다. 선길(善吉) · 선현(善現) · 공생(空生)이라고도 옮긴다. 태어나던 날 집 안이 텅 비어 공생이라 했고, 그것이 뒷날 공을 깨칠 조짐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2. 大千世界 대천세계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의 준말이다. 해와 달과 수미산을 갖춘 한 세계가 천 개 모여 소천세계, 그것이 천 개 모여 중천세계, 다시 천 개 모여 대천세계가 된다. 끝없이 넓은 온 우주를 이른다.

  3. 如來 여래

    부처님을 부르는 열 가지 이름 가운데 하나다. 진리에서 와서 진리대로 가르친다는 뜻으로 풀며, 경전에서 부처님이 스스로를 가리킬 때도 쓴다. 『금강경』은 여래란 어디서 오는 것도 없고 어디로 가는 것도 없어서 여래라 한다고 말한다.

  4. 一合相 일합상

    여럿이 모여 하나를 이룬 모양이다. 『금강경』은 세계가 실제로 있다면 그것은 일합상이겠지만 여래는 일합상이 일합상이 아니라고 말하며, 일합상은 말로 할 수 없는데 범부가 그것에 집착할 뿐이라고 한다.

문단 2주석 3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

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姚秦 天竺三藏 鳩摩羅什 譯)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조계종 표준 금강경》(2009)이 더한 8곳 18자를 넣었습니다. 더한 곳과 다른 판의 글자는 교감에 남겼습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