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금강경 · 4분

머묾 없는 묘한 행

妙行無住分 第四

4.1
구마라집「復次,須菩提!菩薩於法應無所住行於布施,
현장「復次,善現!菩薩摩訶薩不住於事應行布施,都無所住應行布施;
"또 선현(善現)아,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은 일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행해야 한다. 어디에도 머무는 데 없이 보시를 행해야 한다.
구마라집所謂不住色布施,不住聲、香、味、觸、法布施。
이른바 빛깔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며,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는 것이다.
현장不住於色應行布施,不住聲、香、味、觸、法應行布施。
빛깔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행해야 하고,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행해야 한다.
구마라집須菩提!菩薩應如是布施,不住於相。
수보리야, 보살은 이렇게 보시하여 모양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현장善現!如是菩薩摩訶薩如不住相想應行布施。
구마라집何以故?若菩薩不住相布施,其福德不可思量。
왜 그런가? 보살이 모양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은 헤아릴 수 없다."
현장何以故?善現!若菩薩摩訶薩都無所住而行布施,其福德聚不可取量。」
왜 그런가? 선현아, 보살마하살이 어디에도 머무는 데 없이 보시를 행하면, 그 복덕의 무더기(福德聚)는 헤아려 잡을 수 없다."
풀이 5
①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여기의 '법'을 빛깔 · 소리 따위 여섯 경계(六塵)의 모든 법으로 보고, 보시(布施)를 '널리(布) 버림(施)'이라 풀어 육바라밀의 첫째로서 뒤의 다섯을 거둔다고 한다. 재물을 주는 보시, 계와 인욕으로 두려움을 없애 주는 보시, 정진 · 선정 · 지혜로 법을 일러 주는 보시가 다 여기 든다는 것이다. 당 혜능(慧能)의 이름으로 전하는 『금강경해의(金剛經解義)』(X24n0459)는 보시를 마음속의 망념 · 습기 · 번뇌를 널리 흩어 없애는 일로도 읽어, 그렇게 네 모양이 끊어져 쌓인 것이 없는 것이 참 보시라 한다.
②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는 세상 사람이 보시하며 과보를 바라는 것이 모양에 집착함이고, 보살은 '세 바퀴가 그 바탕이 공함(三輪體空)'을 깨쳐 모양에 머물지 않는다고 한다. 세 바퀴는 베푸는 이 · 받는 이 · 베푸는 물건이다. 『금강경해의』도 베푸는 마음이 없고, 베푸는 물건을 보지 않으며, 받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 것을 모양에 머물지 않는 보시라 한다.
구마라집의 '모양에 머물지 않음(不住於相)' 자리에 현장은 '모양이라는 생각(相想)에 머물지 않음'을 쓴다. 상(想)은 3분의 유정상 · 명자상 따위와 같은 글자로, 현장 역에서는 마음에 떠오른 생각을 가리킨다. 그래서 머물지 말아야 할 것이 바깥의 모양만이 아니라 그 모양을 붙드는 생각이라는 뜻이 드러난다.
4.2
구마라집「須菩提!於意云何?東方虛空可思量不?」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쪽 허공을 헤아릴 수 있느냐?"
현장佛告善現:「於汝意云何?東方虛空可取量不?」
부처님께서 선현에게 이르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쪽 허공을 헤아려 잡을 수 있느냐?"
구마라집「不也,世尊!」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현장善現答言:「不也!世尊!」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풀이 1
③ 허공을 비유로 든 까닭을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는 모양에 머물지 않는 보시가 공한 성품에 맞으니, 성품이 끝없듯 보시의 복도 끝없다는 데서 찾는다. 그리고 논(論)을 끌어 허공의 뜻을 '모든 곳에 두루함, 넓고 높고 큼, 끝내 다함이 없음' 셋으로 든다. 『금강경해의』는 허공에는 본래 동서남북이 없으니 동서남북을 보면 그것도 모양에 머문 것이라 하고, 허공에 동서남북이 없듯 불성(佛性)에도 네 모양이 없다고 견준다.
4.3
구마라집「須菩提!南、西、北方,四維、上、下虛空可思量不?」
"수보리야, 남쪽 · 서쪽 · 북쪽과 네 간방(四維)과 위아래의 허공을 헤아릴 수 있느냐?"
현장「善現!如是南西北方、四維上下,周遍十方一切世界虛空可取量不?」
"선현아, 이와 같이 남쪽 · 서쪽 · 북쪽과 네 간방과 위아래, 시방에 두루 한 모든 세계의 허공을 헤아려 잡을 수 있느냐?"
구마라집「不也,世尊!」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현장善現答言:「不也!世尊!」
선현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4.4
구마라집「須菩提!菩薩無住相布施,福德亦復如是不可思量。
"수보리야, 보살이 모양에 머묾 없이 보시하는 복덕도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다.
현장佛言:「善現!如是!如是!若菩薩摩訶薩都無所住而行布施,其福德聚不可取量,亦復如是。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렇다, 그렇다! 보살마하살이 어디에도 머무는 데 없이 보시를 행하면, 그 복덕의 무더기를 헤아려 잡을 수 없음도 이와 같다.
풀이 2
④ 『금강경해의』는 '응(應)'을 '오직(唯)'으로 읽어, 오직 위에서 가르친 대로 모양 없는 보시에 머무는 것이 곧 보살이라 한다. 2분에서 수보리가 '어떻게 머물러야 합니까' 하고 물은 말에, 부처님이 '가르친 대로 머물라'는 말로 답을 돌려주신 셈이다.
현장 역은 4분을 '모양이라는 생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라'는 말을 한 번 더 되풀이하며 맺는다. 구마라집 역의 '다만 가르친 대로 머물러야 한다'에 해당하는 말은 현장 역에 없다.
해설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은 '머묾 없는 묘한 행'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종경(宗鏡)이 짓고 명나라…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은 '머묾 없는 묘한 행'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종경(宗鏡)이 짓고 명나라 각련(覺連)이 거듭 모은 『소석금강경과의회요주해(銷釋金剛經科儀會要註解)』(X24n0467)는 '보살이 행하는 행이 모든 법에 마음이 머물러 집착하지 않으므로 묘한 행이라 하고, 붙지도 떠나지도 않으므로(不即不離) 머묾 없음이라 한다'고 푼다. 3분이 중생을 건지되 건졌다는 모양이 없는 마음을 말했다면, 4분은 그 마음을 보시라는 행으로 옮긴다.

명나라 종륵(宗泐) · 여기(如玘)의 『금강반야바라밀경주해(金剛般若波羅蜜經註解)』(T33n1703)는 이 단락을 '이치로 살핌에 일의 행을 겸한 것', 곧 머물지 않음은 이치로 살핌이고 보시는 일의 행이라 하고, 여기까지로 2분에서 수보리가 물은 항복과 머묾의 답이 끝난다고 본다. 모양에 머물지 않으면 복이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는 허공의 비유로 답한다. 머물지 않는 보시의 복은 사방 · 네 간방 · 위아래의 허공처럼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차례 (32분)

이 분의 낱말 2
  1. 須菩提 수보리

    부처님의 십대제자(十大弟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공(空)의 이치를 가장 잘 알아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 불린다. 선길(善吉) · 선현(善現) · 공생(空生)이라고도 옮긴다. 태어나던 날 집 안이 텅 비어 공생이라 했고, 그것이 뒷날 공을 깨칠 조짐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2. 福德 복덕

    좋은 일을 하여 쌓는 복과 그 힘이다. 『금강경』은 복덕이 많다고 하면서도 그 복덕은 복덕의 성품이 아니라고 하고, 보살은 지은 복덕을 탐내어 집착하지 않는다고 한다.

문단 4주석 4해설낱말 2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

저본

大正藏 『金剛般若波羅蜜經』 1卷(姚秦 天竺三藏 鳩摩羅什 譯)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조계종 표준 금강경》(2009)이 더한 8곳 18자를 넣었습니다. 더한 곳과 다른 판의 글자는 교감에 남겼습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