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下권 55편

중송지장(中竦知藏)에게 주는 글

示中竦知藏

55.1
한문巖頭道:大凡扶宗唱教,意在未屙時一覰便透,縱然理論,亦沒痕迹。良哉!真作家手段也。
번역암두(巖頭)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종지(宗旨)를 붙들고 가르침을 펴는 뜻은, 아직 뒷간에 가기도 전에 한 번 척 보고 곧바로 꿰뚫는 데 있다. 설령 이치를 논하더라도 자취가 없어야 한다.” 훌륭하다. 참된 작가(作家)의 솜씨다.
明眼漢纔入門來,已辨深淺,更待鼓兩片皮弄泥團,豈有了期?
눈 밝은 사람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벌써 깊고 얕음을 가려낸다. 그런데 다시 두 조각 입술을 놀리고 진흙덩이를 주무르기를 기다린다면, 어찌 끝날 날이 있겠는가.
雪峰問投子:一槌便成時如何?云:不是性懆漢。不假一槌時如何?云:不快漆桶。
설봉(雪峰)께서 투자(投子)에게 물으셨다. “한 방망이에 바로 이루어질 때는 어떻습니까?” 투자가 말씀하셨다. “성질 급한 놈은 아니구나.” “한 방망이도 빌리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시원치 못한 칠통(漆桶)이로구나.”
他古人自有如是風範,要離泥水,截葛藤,嚙鏃破的,雷卷風旋,乘機當陽,劈面快與,乃稱臨濟宗風。
저 옛사람들에게는 본래 이런 풍모가 있었다. 진흙물을 벗어나고 칡덩굴을 끊었다. 화살촉을 물어 과녁을 깨뜨리고, 우레가 몰아치고 바람이 휘돌 듯했다. 기틀을 타고 정면으로 나서서, 얼굴에 대고 시원스레 내주었다. 이것을 임제(臨濟)의 종풍(宗風)이라 한다.
쉽게 읽기암두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무릇 종지를 붙들고 가르침을 펴는 뜻은, 아직 뒷간에 다녀오기도 전에 한 번 척 보아 곧바로 꿰뚫는 데 있다. 설령 이치를 따진다 해도 그 자취가 남지 않아야 한다." 참으로 훌륭하다, 진정한 작가, 곧 솜씨 있는 종장의 수완이여! 눈 밝은 이는 문 안에 들어서기 무섭게 벌써 사람의 깊고 얕음을 가려낸다. 그런데도 다시 두 입술을 놀려 말을 늘어놓고 진흙덩이나 주무르기를 기다린다면, 언제 끝이 나겠는가. 설봉께서 투자 선사에게 물으셨다. "한 방망이에 곧바로 이루어질 때는 어떠합니까?" 투자가 답하셨다. "성질 급한 놈은 아니로구나." 설봉이 다시 물으셨다. "한 방망이도 빌리지 않을 때는 어떠합니까?" 투자가 답하셨다. "칠통, 곧 속이 새까맣게 막힌 놈이 영 시원치 못하구나." 저 옛사람들에게는 본래 이런 기풍이 있었다. 진흙탕을 벗어나고 얽힌 칡덩굴을 끊으며, 화살촉을 물어 과녁을 부수듯 하였다. 우레가 몰아치고 바람이 휘돌 듯, 기회를 잡아 정면으로 나서서 낯을 마주하고 시원스레 내주었다. 이것이 바로 임제의 종풍이라 일컫는 것이다.
55.2
한문亦不辜方來依扣,以言破言,以迹剗迹,不墮死水,逴得便行,驅耕牛,奪飢食,
번역또한 사방에서 찾아와 기대어 두드리는 이들을 저버리지 않았다. 말로 말을 깨뜨리고, 자취로 자취를 깎아 냈다. 죽은 물에 빠지지 않고, 붙잡으면 곧 갔다. 밭 가는 소를 몰아가고, 굶주린 이의 밥을 빼앗았다.
意在出生死,越聖凡,平人我,融染淨,承當輝天照地大解脫,自利利他,紹聖種族。
그 뜻은 생사를 벗어나고, 성인과 범부를 뛰어넘고, 나와 남을 고르게 하고, 물듦과 깨끗함을 녹이는 데 있다. 하늘을 빛내고 땅을 비추는 큰 해탈을 떠맡아,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며, 성인의 종족을 잇는 데 있다.
不見道:二祖不往西天,達磨不來東土。
이런 말을 보지 못했는가. “이조(二祖)는 서천(西天)에 가지 않았고, 달마(達磨)는 동토(東土)에 오지 않았다.”
與人去縛解黏,拔屑抽釘,正在密室中,不將實法繫綴人,從頭與伊槌將去,一人半箇眼目定動,堪作種草。
사람을 위해 묶인 것을 풀고 들러붙은 것을 떼어 주며, 거스러미를 뽑고 못을 빼 주는 일은 바로 밀실 안에 있다. 실다운 법으로 사람을 얽어매지 말고, 처음부터 그에게 방망이질을 해 나가야 한다. 한 사람이든 반 사람이든 눈이 움직이기만 하면, 씨앗(種草)이 될 만하다.
쉽게 읽기또 사방에서 찾아와 기대고 두드리는 이들을 저버리지 않았다. 말로써 말을 깨뜨리고, 자취로써 자취를 지웠다. 괸 물처럼 죽은 자리에 빠지지 않고, 성큼 붙잡아 곧바로 행하였다. 이는 밭 가는 소를 몰아내고 굶주린 이의 밥을 빼앗는 것과 같다. 그 뜻은 나고 죽음을 벗어나고, 성인과 범부를 뛰어넘는 데 있다. 또 나와 남을 하나로 고르게 하고, 물듦과 깨끗함을 녹여 하나로 하는 데 있다. 나아가 하늘을 빛내고 땅을 비추는 큰 해탈을 떠맡아,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며, 성인의 대를 잇는 데 있다. 듣지 못하였는가. "이조는 서천으로 가지 않았고, 달마는 동토로 오지 않았다"라고 이른 말을. 사람의 얽매임을 풀어 주고 끈끈한 것을 떼어 주며, 살에 박힌 거스러미를 뽑고 못을 빼내는 일은 바로 밀실 가운데 있다. 실다운 법을 가져다 사람을 얽어매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그에게 방망이질을 하며 나아가야 한다. 한 사람이든 반 사람이든, 그 눈이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씨가 될 만한 재목이 된다.
55.3
한문若求義路,立解會治,擇語句,商較古今,寧可無人掃地?
번역만약 뜻의 길(義路)을 구하여 알음알이를 세우고, 말과 글귀를 다듬어 고르며, 예와 지금을 견주어 따진다면, 차라리 땅 쓸 사람조차 없는 편이 낫다.
此乃據曲彔床本職事也。時中勤勤垂手,繼之不勌,若只管推嬾,則失卻本宗,辜負先聖。
이것이 곡록상(曲彔床)에 앉은 이의 본래 소임이다. 언제나 부지런히 손을 드리우고, 이어 가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미루고 게으름만 피운다면, 본래의 종지를 잃고 앞선 성인을 저버리게 된다.
白雲師翁云:未透時一似鐵壁,及至透得,元來鐵壁便是自己。
백운(白雲) 사옹(師翁)께서 말씀하셨다. “꿰뚫기 전에는 꼭 철벽(鐵壁) 같더니, 꿰뚫고 나니 원래 그 철벽이 바로 자기더라.”
也須作得鐵壁定始得,然後著著有出身之機,始副巖頭點破綱宗體段也。
그래도 반드시 철벽을 단단히 지어내야 비로소 된다. 그런 뒤에야 수마다 몸을 빼낼 기틀이 있다. 그래야 비로소 암두께서 강종(綱宗)의 됨됨이를 짚어 밝히신 뜻에 맞는다.
九尾野狐多戀窟,金毛師子解翻身。
꼬리 아홉 달린 들여우는 굴을 그리워하는 일이 많지만, 금빛 털 사자(師子)는 몸을 뒤집을 줄 안다.
쉽게 읽기만약 뜻의 길을 더듬어 알음알이, 곧 분별하는 앎을 세운다면 어떻겠는가. 말과 글귀를 골라 다듬고, 예와 지금을 이리저리 견주기만 한다면, 차라리 땅을 쓸 사람조차 없는 편이 낫다. 무릇 이 일은 곡록상, 곧 법상에 오른 이가 본래 맡은 소임이다. 그러니 늘 부지런히 손을 내밀어 이어 가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게으름만 좇는다면, 본래의 종지를 잃고 앞선 성인을 저버리게 된다. 백운 사옹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꿰뚫기 전에는 마치 철벽과 같더니, 꿰뚫고 나서 보니 원래 그 철벽이 바로 자기 자신이더라." 또한 모름지기 그 철벽을 흔들림 없이 지어낼 수 있어야 비로소 옳다. 그래야 낱낱의 곳마다 몸을 빼내는 기틀이 생긴다. 그제야 비로소 암두께서 강종, 곧 종문의 근본 뼈대를 그 골격째 짚어 밝히신 뜻에 들어맞게 된다. 꼬리 아홉 달린 들여우는 제 굴만 그리워하지만, 금빛 털의 사자는 제 몸을 뒤집을 줄 안다.

下권 차례 (72편)

문단 3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