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31
상당 — 글자를 모르는 장주
因請藏主上堂 舉一僧在經堂內長坐
131.1
번역장주(藏主)를 청한 일로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어 보였다. 한 승이 경당 안에 오래 앉아 있었다. 하루는 장주가 물었다. “상좌는 어째서 경을 보지 않는가?” 승이 말했다. “저는 글자를 모릅니다.”① 장주가 말했다. “어째서 남에게 묻지 않는가?” 그 승이 몸을 굽히고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이것이 무슨 글자입니까?” 장주는 말이 없었다.
쉽게 읽기경전을 맡는 소임인 장주를 새로 청해 세운 일로 상당하여,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스님이 경전을 모신 전각에 늘 앉아만 있었다. 어느 날 장주가 물었다. “스님은 왜 경을 읽지 않으시오?” 그 스님이 “저는 글을 모릅니다” 했다. 장주가 “그러면 왜 남에게 묻지 않으시오?” 하자, 그 스님이 허리를 굽히고 두 손을 모은 채 “이건 무슨 글자입니까?” 하고 물었다. 장주는 말문이 막혔다.
풀이 1
① 不識字 불식자글자를 모른다는 승이 도리어 ‘이것이 무슨 글자냐’ 되묻자 장주가 말문이 막힌 기연. ‘점획이 분명하다’ 하여 문자 이전의 소식을 가리킨다.
131.2
한문大眾!藏主雖然無語,爭奈其聲如雷?者僧雖不識字,要且點畫分明。且道是什麼字?良久,云:玉篇裏尋取。
번역“대중이여! 장주가 말은 없었지만, 그 소리가 우레 같은 것을 어찌하겠는가? 이 승이 글자는 모르지만, 그래도 점과 획이 분명하다. 말해 보라, 무슨 글자인가?” 한참 있다가 말했다. “옥편에서 찾아보라.”
쉽게 읽기“대중이여, 장주가 비록 말은 못 했지만 그 침묵이 우레처럼 울리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이 스님은 비록 글을 모른다 했지만 점 하나 획 하나가 또렷하다. 말해 보라, 이것은 무슨 글자인가?” 한참 있다가 말했다. “옥편에서 찾아보라.”
이 편의 낱말 2
- 藏主 장주
선원에서 대장경(大藏經)을 모신 경장(經藏)을 맡아보는 소임이다. 경전 목록을 살펴 빠진 것을 채우고 상한 것을 손질하며, 대중이 경을 볼 때 내주고 거두어들인다. 지장(知藏)이라고도 하며, 수좌(首座)·서기(書記)와 함께 서쪽 줄의 두수(頭首)에 든다.
- 玉篇 옥편
남조 양(梁)나라의 고야왕(顧野王)이 엮은 한자 사전이다. 글자마다 소리와 뜻을 풀었다. 이 책 이름이 널리 쓰여, 우리나라에서는 한자 사전을 흔히 '옥편'이라 부른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